광해공단, 정선포럼2020서 도시재생사업 추진방향 점검
에코잡시티 태백·해외사례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 제시

[이투뉴스]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폐광지역 인구가 줄어들면서 소멸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광해관리공단은 폐광지역 도시재생사업의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광해공단은 폐광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무작정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걸맞는 계획을 짜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도인 광해공단 지역진흥실장은 강원도의 성장을 위해 20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정선포럼2020’에서 ‘폐광지역진흥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도시재생 뉴딜’을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고 실장에 따르면 도시재생은 사업구조의 변화 및 신시가지 위주 도시확장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창출해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도시기능 회복과 동시에 경쟁력 있는 도시환경을 재창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폐광지역 도시재생사업은 1980년대 말 국내무연탄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급조절을 위한 비경제탄광의 폐광 및 감산을 실시하면서 그 필요성이 처음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강원랜드를 조성해 폐광지역개발기금 조성 및 사업을 벌이는 등 침체된 탄광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투자 선순환의 주축
광해공단은 광산피해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광물사업을 지원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광산개발 초기단계부터 휴광, 폐광된 이후까지 광해로 인한 훼손과 국민건강 저해요인을 해소하고 폐광지역 대체산업 기반조성사업을 벌여 위축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광해공단 자체가 폐광지역 도시재생의 한 축인 것이다.

실제로 광해공단은 1996년부터 폐광지역 대체산업 유치를 위한 융자를 지원 중이다. 현재까지 3355억원, 401개 기업에 지원했다.

또 공단은 폐광지역 관광레저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공단은 폐광지역별로 정선 강원랜드, 문경 문경레저타운, 삼척 블랙밸리CC, 영월 동강시스타, 보령 대천리조트, 화순 키즈라라를 설립했다.

고 실장은 광해공단이 이들 기업, 특히 강원랜드의 수익금을 타 폐광지역에 투자해 투자의 선순환구조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는 2000년 매출액 910억원에서 2018년 1조4380억원을 기록해 18년만에 16배 성장을 기록했다. 또 자산규모 역시 3428억원에서 4조2312억원으로 12배, 방문고객은 21만명에서 668만명으로 32배 증가했다.

강원랜드가 영업을 개시한 이후 2018년까지 누적 매출액은 20조6931억원, 수익은 12조5686억원에 달한다. 이익금 중 중앙재정에 5조2001억원, 지방재정에 1조4708억원, 공공부문 배당금으로 1조3604억원, 지역투자에 2조3856억원, 사회공헌활동(CSR)에 1504억원을 투입했다. 또 강원랜드는 직·간접고용을 합쳐 5419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기도 했다.

광해공단은 강원랜드 전체 지분 중 36%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또 문경레저타운 지분의 36%, 블랙밸리CC는 11%, 키즈라라의 경우 38%를 보유 중이다.

◆지역 개발사업, 돈보다는 삶의 질이 우선
고도인 공단 지역진흥실장은 지역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장 돈이 주어지는 지역을 만들기 보다는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지역개발은 지역자원에 근거해 지역주체가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14년 대체산업육성 실패로 부도위기를 맞은 바 있는 태백시는 ‘ECO JOB CITY 태백’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태백시의 산업, 환경, 문화를 아울러 신산업·문화도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광해공단, 지역난방공사, 석탄공사가 함께하는 이 계획에는 탄광문화를 간직한 광산시설과 풍부한 미이용 산림자원 등 태백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는 또 45개 탄광의 폐광과 화력발전소 폐쇄로 쇠퇴한 영월읍 덕포가 최근 추진하는 ‘덕포 愛 잇다’ 사업을 예로 들었다. 이 역시 덕포와 광해공단이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천혜의 청정자원과 인근 연계사업의 시너지를 일으켜 덕포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단은 사업을 통해 차별화된 덕포 특화상권을 재생하고, 지역공동체를 다시금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옛 공업지대를 생태공원으로 바꾼 독일의 뒤스부르크, 폐광 이후 남은 시설을 관광자원으로 바꾼 독일 촐페라인, 시민참여를 유도해 도시개발에 성공한 네덜란드 루크싱 육교 등의 해외사례를 들어 도시재생은 실제 실현가능한 계획임을 설명했다.

고도인 실장은 “지역개발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브나로드(민중속으로)를 외치며 폐광지역 속으로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주민이 원하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지속운영이 가능한 사업을 발굴해 장기적인 플랜으로 살기좋은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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