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내최초로 도심 및 외곽지역 CO2농도 실측비교
용산-관악산 간 20∼27ppm 차이, 건물 난방 및 교통 때문

[이투뉴스] 도심지 내 건물의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설비 가동 및 빈번한 차량이동에 따른 교통 영향으로 산지 등 외곽보다 도심지역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당수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시내 4곳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해 비교한 결과 서울 도심이 외곽지역에 비해 여름철에는 27ppm, 겨울철에는 20ppm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도시 내부의 자체 배출로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를 말하는 ‘도시 증가분(urban enhancement)’을 국내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화석연료 사용을 비롯해 사람의 활동으로 배출된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실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측정해 도심과 배경(외곽)지역의 농도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도심과 배경지역 간 이산화탄소 농도차이는 도시 내 건물 난방 및 교통을 주원인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학교 기후융합과학연구실(교수 정수종)이 지난해 5월 서울시 온실가스 모니터링 및 연구를 위한 협약을 맺고 추진한 공동연구를 통해 나왔다. 관악산과 남산서울타워 하층부에 설치된 서울보건환경연구원 관측지와 용산, 남산서울타워 상층부에 설치된 서울대 관측지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했다.

▲서울지역 관측지점별 이산화탄소 농도 추이.
▲서울지역 관측지점별 이산화탄소 농도 추이.

서울 중심에 위치해 이산화탄소의 인위적 배출 영향 관찰에 적합한 용산 관측지에선 가장 높은 농도인 448ppm을 나타냈고, 해발 630m에 위치해 배경지역을 대표하는 지점인 관악산 정상은 423ppm으로 도심이 배경지역보다 최대 24ppm 높았다. 전체적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용산 448ppm, 남산 하층부 444ppm, 남산 상층부 434ppm, 관악산 423ppm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도시증가분(20∼27ppm)을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LA 30ppm, 베이징 28ppm 보다 낮지만 파리 7ppm, 보스턴 16ppm 보다는 높다. 시는 배경지역 측정소인 관악산과 도심 배출량 모니터링을 위해 남산, 올림픽공원 등 3곳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7월 30일 아시아·태평양 대기과학저널 아시아·태평양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시는 올 7월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 도시 달성을 목표로 건물, 교통, 숲, 에너지, 자원순환 등 5대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담은 ‘2050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역대 최장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배출 특성을 파악하고 감축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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