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19 장기화와 그린뉴딜
[칼럼] 코로나19 장기화와 그린뉴딜
  • 노동석
  • 승인 2020.08.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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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칼럼 / 노동석] 코로나19와 그린뉴딜이 무슨 관계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전력수급 관점이라면 관련이 깊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전력수요, 그린뉴딜은 발전믹스의 변화를 가져왔다.    

기온이 올라가면 사라질 것이라던 코로나19는 한여름에도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전염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 출현 소식은 설상가상이다. 하나 더 더하면 역대 최장 장마다. 비대면, 사회적 격리, 마스크 그리고 우산이 요즘의 일상이다. 

코로나와 긴 장마는 전력소비를 억제, 감소시켰다. 증가세 하락이 아니라 절대 소비량이 감소했다. 전력소비는 6월까지 2.9%가 감소했다. 산업용 전기소비는 5.2%, 상업용도 2.5% 감소했다. 반면 외출자제, 재택근무 등으로 주택용 소비는 5.3% 증가했다. 전력통계가 사회경제적 현상을 반영한다는 통설을 정확히 입증하고 있다. 10월에야 통계가 잡히겠지만 두 달여 지속된 장마 때문에 7, 8월의 전기장사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 기상청 설명으로는 시베리아의 이상고온이 북쪽의 찬공기를 밀어 내렸고, 이것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을 막아서 형성된 기압골이 한반도 상공에 정체되기 때문이란다. 원인은 기후변화 때문이다. 역시 전력수요 감소의 원인이 될 것이다.  

이른바 ‘한국판 그린뉴딜’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붙였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용량을 8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목표보다 약 3년 정도 앞당기고 있다. 그린뉴딜의 태양광과 풍력의 2025년 용량은 42.7GW로 8차의 2028년 목표 41.2GW보다 많다. 매년 5GW, 원전 5기 용량의 막대한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건설돼야 한다. 발전량을  예측할 수 없는 전원이 많아지면 전력계통 운영의 위기감은 고조된다. 언제 정전이 발생할지 모른다.  

“코로나19로 실제 전력수요가 3~4% 이상 감소했는데 미계량 태양광 증가와 기상변동 등으로 불규칙 요인은 증가하고 있다”, “속응성 자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가변형 양수발전기 도입과 원자력 출력제어가 필요하다” 최근 부산 BEXCO에서 열린 전기학회 학술대회에서 전력계통운영 담당자들로부터 터져 나온 말이다. 지난 칼럼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로 원자력의 출력제어가 있었을 정도로 계통운영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이미 기술한 바 있다. 먼 장래의 얘기가 아니다. 앞으로 전력수요가 낮아지는 봄, 가을에는 전력계통 불안 상황이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괸심을 끄는 말은 ‘속응성 자원 보상체계 마련’, ‘원자력 출력제어’다. 현재의 전력시장운영규칙으로는 속응성 자원의 확대를 유인할 수 없다는 말이다. 또한 ‘원자력 출력제어’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무조건 전부 사 줘야 하니 경직전원인 원자력 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벌써부터 원전산업계나 보수언론의 반응이 눈에 선하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동시에 운용하는 국가들 중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기 위해 원전 출력을 제한하는 사례는 없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을 통해 수급조절을 한다. 다만 발전량 제한에 대한 보상 유무와 정도가 다를 뿐이다. 독일은 보상을 하고 중국은 안 한다. 일본은 일부 설비에 대해서만 보상한다. 우리도 전력시장운영규칙에는 제약비발전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열병합발전, 계통제약 등으로 인한 제약비발전 발전량에 대해 보상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과 관련된 조항은 없다. 이것은  누가 소유한 설비를 어느 정도 출력제한 할 것인지, 보상은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정하는 문제다. 쉽지 않지만 서둘러야 한다. 원자력 발전을 줄여서 대응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도 같이 따져 봐야 한다. 

제기된 문제는 전력계통 운영과 기후변화 대응 두 가지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태양광, 풍력을 과도하게 확대하면 전력계통이 무너질 거라는 예상은 너무 쉽다. 두 마리 토끼를 쫓아다니다 한 마리도 못 잡는 게 다반사다. 가용한 모든 기술과 대안이 검토되고 논의돼야 할 것이다. 에너지전환의 속도를 재점검하는 것이 유력한 방법일 수도 있다. 

전력수요 감소와 재생에너지의 확대로 일부 시간대의 전력수요가 전부 재생에너지로 공급되고, 발전량 20% 비중이 조기에 달성된다면 재생에너지 지지자들은 환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력거래소의 계통운영 전문가들에게 먼저 물어 본 후 기뻐해도 늦지 않다. 계통이 붕괴되면 우리편, 네편없이 폭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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