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업PPA 법안 통과, 준비해야 할 것들
[칼럼] 기업PPA 법안 통과, 준비해야 할 것들
  • 김승완
  • 승인 2020.08.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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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완 충남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김승완 충남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김승완
충남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김승완] 작년에 RE100 논의가 본격 시작될 때부터 필자는 현재 제도의 틀 안에서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것을 넘어서 전력시장의 선진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발언했었다. RE100의 바람으로 인해 고착상태에 빠진 우리 전력시장의 개혁이 촉발될 수 있다고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국회에서 여당이 기업PPA 법안을 재발의하면서 RE100 논의는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기업PPA 법안은 재생에너지에 한해서 발전사업자가 기업 소비자들에게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팔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력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의 장외거래를 보조하기 위한 많은 관련 제도와 규정들이 개정되거나 신설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할 쟁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발전-수요자 간 직거래가 이뤄질 경우에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한전이 소유한 송배전망을 사용하게 된다. 이 경우 거래 당사자들은 망사업자인 한전에게 적절한 송배전이용료를 지불해야하는데, 장외거래 고객들에 대한 망 이용요금의 합리적인 산정방식은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 

충남 당진과 같이 지자체 차원에서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준비 중인 지역에서는 동일 변전소 내에서 장외거래가 이뤄지게 되어 논의가 좀 더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전국적인 망 이용료 평균단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송전이용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해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쟁점부터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장외거래 고객들에게 거리를 고려해 차등을 두어 망이용료를 부과하게 된다면, 장내거래 고객들에게도 이와 같은 지역적 차등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합리적이다. 세부적인 사항은 물리적 조류와 선로 손실들을 계산하는 메커니즘에 따라 상이하겠지만, 대체로 수도권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망이용료는 증가하고 발전원과 인접한 지역에 존재하는 지방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망이용료는 현재보다 감소해야 할 것이다. 동일 변전소 관내 직거래 고객들에게 평균적인 망이용료 단가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에는 망이용료가 주는 입지신호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게 되고, 장기적으로 기업 소비자들이 발전원에 인접한 지역에 공장을 세울 유인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해보면 RE100 산단 조성 시 동일 변전소 관내에서 재생에너지를 직거래하는 경우에 한해 망이용료를 할인해준다면 꽤 좋은 조건의 기업PPA 계약이 맺어질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기업PPA 계약을 체결한 장외거래 고객들의 경우 발전/수요 양 측에서 예측오차가 발생하거나 예기치 못한 이유로 공장의 조업이 중단되거나 하는 경우로 인해 계약량과 실제 발전·수전한 전력량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하기가 쉽다. 기존 장내거래 고객들이 유발하는 수급불균형은 전력거래소가 계통운영과정에서 해소한 뒤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송전혼잡관리비용이나 보조서비스 비용을 단순히 한전의 전력구입비용에 포함시켜 전기요금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부과해왔다. 장외거래 고객들의 경우 거래는 시장 밖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으로는 전력계통과 연결되어 수급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비용들을 반드시 부가정산금 형태로 분담해야 하지만, 현재의 정산체계를 이런 유형의 고객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기업PPA 법안이 통과된다면 계통운영과 관련된 부가정산금을 체계화하고 장외거래 고객들이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자신들의 수급불균형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정산받는 시장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도 반드시 뒤따라와야 한다. 특히 현재처럼 도매시장가격 결정 시 계통제약이 고려되지 않는 형태의 시장에서는 송전혼잡관리비용과 보조서비스 운영비용 등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계산되기 어렵기 때문에, 합리적인 부가정산금 부과에 대한 쟁점은 향후 전력거래소의 제약반영 가격체계로의 개편 계획과도 맞물려 같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기업PPA 제도는 우리가 전력시장의 개편 과정에서 반드시 맞닥뜨려야 할 쟁점들의 이슈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우리 전력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둘도 없는 기회를 가져다 줄 기업PPA 법안의 통과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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