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획보다 시장기능으로 에너지전환 추진해야"
“정부 계획보다 시장기능으로 에너지전환 추진해야"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0.09.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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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정책과제 세미나서 박광수 에경硏 연구위원 강조
전문가들 "시장개방과 독립규제기관 운영 필요"도 지적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전환정책과 경직적 전기요금정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일관성이 없다”면서 “정부 계획보다 시장기능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2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로의 이행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정부가 계획이나 물량규제처럼 손쉬운 방법으로 정책을 결정하면, 다음 정부가 이걸 바꾸는 게 너무 쉽다. 정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체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너지전환 과정의 다양한 비용을 요금에 반영해 소비자가 그 가격신호에 따라 전기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에너지전환의 당위성만 강조하는 과정에 ‘그로 인한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선언한 것이 두고두고 패착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원전 찬성 쪽에서 에너지전환으로 2030년 전기료가 2018년보다 23% 오른다고 했는데, 사실 12년간 연평균 1.2% 밖에 안되는 수준임에도 정부가 너무 민감하게 대응해 전기료 인상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결정은 여전히 독단적이며, 그렇게 결정된 정책조차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정책이 경제성과 환경성 조화란 측면에서 어려운 선택이지만, 그럼에도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현재는 정책 수립은 은밀하고 조용한데, 발표이후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오히려 정책 수립은 소란스럽더라도 이후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낮은 전기요금이 꼭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는 건 아니다. 전기료만 덜 낼 뿐 마스크, 공기청정기, 의료비 발생 등 다른 비용이 존재하고, 현 세대가 지불할 비용을 미래세대에 떠넘긴다는 측면도 있다"면서 공급자 손실도 시기의 문제일 뿐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주지했다. 

정부 요금규제와 무분별한 개입에 따른 폐해를 줄이려면 시장개방과 독립규제기관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정부와 정치권이 전기와 도시가스 가격을 유사복지 수단으로 취급하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며 “전기료가 그런 구시대적 체제로 남아있는데 RE100이니 그린뉴딜이니 4차 산업혁명이 구현될 리 없다. 전기료 체계개편이 중요한 이유는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 전문위원은 “우리사회가 정부의 전기가격 통제가 얼마나 부작용이 있는지 절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됐는데 전기료를 3~4년이나 억제해 유류보일러가 다 전기보일러로 바뀌었고 2011년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전력시장 일부라도 개방하고 독립적인 규제기관을 만들어 방송통신위와는 다른 독자적 모델로 국민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가격규제가 소비자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작년 기준 RPS비용이 2조원, 배출권비용이 2조6000억원으로 한전 매출의 4.4%에 달하지만 그 부분까지 소비자 누가 알고 있겠냐”면서 “그러다 어느 순간 전기료 인상한다 하면 에너지전환 비용없이 한다더니 왜 못하냐고 할거다. 최소 미국, 독일처럼 고지서에 그런 항목을 분리 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성관 고려대 교수는 “평소 일반 국민은 전기료가 오른다고 하지 않은 한 관심이 별로 없어 인식전환이 중요하다”며 “RPS와 배출권은 별도로 고지해 인식변화를 만들고, 송배전요금도 타당한 원가산정과 회계분리를 통해 별도 표기하고 합리적인 전력망 요금을 개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도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비용문제를 토론의 장으로 끌어올릴 때가 됐다"고 동조했다.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전기료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향후 정상화나 합리화 시 불필요한 논란이 없을 것"이라며 "원가연동제와 외부비용 반영이 필요하고 정치적 상황에서도 배제돼야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가 가능할거다. 국민이 이해당사장이자 에너지전환 주체로서 얼마나 이해가 있는지 점검하고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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