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자로 안전상태 유지, 방사선 영향 없어"

▲고리원자력발전단지 전경
▲고리원자력발전단지 전경

[이투뉴스]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원전 4기가 동시 정지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3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9호 태풍 마이삭이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가운데 오전 12시 59분 신고리 1호기가 멈춰섰고 13분 뒤인 오전 1시 12분 신고리 2호기가 추가 정지했다. 

이들 원전의 발전용량은 각각 1000MW로 같은 부지에 나란히 배치돼 있다.

사태는 지속 악화됐다. 오전 2시 53분부터 3시 1분 사이 고리 3호기와 4호기가 추가 정지한 것이다. 이들 원전은 발전용량 950MW규모로, 기존 정지원전 2기를 포함해 모두 3900MW의 발전설비가 2시간 사이 동시에 가동불능 상태에 처했다.

한수원 측은 태풍으로 소외 전력계통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현재 상세원인을 점검하고 있다. 원전은 외부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지진으로 일정규모 이상 진동이 감지될 경우 안전을 위해 스스로 정지한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원자로 정지로 인한 환경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용량 원전이 동시 탈락하면서 전력수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3일 오전 5시 55분 현재 전력수요는 5743만kW이며, 이날 예상 최대 수요는 오후 4~5시 사이 7850만kW이다. 전력당국은 단시간에 발생한 공급력 390만kW 공백을 다른 전원으로 보강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로 남부지방의 정전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5시 기준 부산지역 정전가구는 4만4363호로 이중 13.6%에 해당하는 3245가구만 복구가 완료됐다. 앞서 제주에서는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져 서귀포시와 제주시 등에서 4만335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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