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화 넉달만에 15만대 설치…환경부 목표 35만대 43%

[이투뉴스] 대기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최고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2018년에 이어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를 기록한 올해까지, 이제 기후변화는 기후위기로 불린다.

유엔(UN)은 매년 97일을 대기오염물질 저감 활동을 촉진하는 국제기념일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이하 푸른 하늘의 날’)’로 지정했다. ‘푸른 하늘의 날은 우리나라가 제안해 지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대기 질 개선을 위해 국제협력을 공조하자는 취지로 푸른 하늘의 날지정을 제안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열린 제74차 유엔 총회에서 푸른 하늘의 날지정 결의안이 채택되었고, 올해 8월 국무회의를 통해 푸른 하늘의 날은 우리나라 국가기념일로도 지정됐다.

국내에서도 대기환경개선을 위해 정부기관 및 민간의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대기관리권역 내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 정책이다.

지난 4월 서울시가 공개한 초미세먼지 상세모니터링 해석 연구에 따르면 대기 중 초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는 서울 지역의 기여도는 전체의 26%를 기록했다. 서울 자체 배출원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1위는 31%를 차지한 난방 등 연료연소가 차지했고 자동차(26%), 비산먼지(22%), 건설기계(1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노후화된 가정용 보일러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려져 왔다.

콘덴싱보일러는 가장 대표적인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기기다. 120이상의 고온의 배기가스를 그대로 배출하는 일반 보일러와 달리, 콘덴싱보일러는 잠열 교환기로 열을 한번 더 흡수해 난방, 온수에 활용한 후 45내외의 낮은 온도로 가스를 배출한다. 배기가스의 온도 차이만큼 낭비되던 열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보일러 대비 최대 28.4%의 가스비 절감 효과가 있다.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만큼 환경에 주는 부담도 적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일반 보일러 대비 약 79% 감소시키고,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춰 연간 208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를 가져온다.

정부는 이러한 콘덴싱보일러를 확대하고자 올해 43일부터 전국 77개 시·군에 이르는 대기관리권역 내 친환경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했으며, 환경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 시 설치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보일러 보급 사업은 열효율 92% 이상,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20ppm 이하, 일산화탄소(CO) 배출량 100ppm 이하를 만족해 환경부로부터 환경마크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만 대상이 된다.

지난해까지는 가정용 보일러에만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부터는 공공기관 및 공공시설을 제외한 영업용 보일러까지 지원받도록 혜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올해에도 친환경 보일러 1대당 20만원의 보조금 지원 정책은 지속하면서,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가구에 한해 1대당 50만원으로 지원금을 상향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친환경 보일러 보급 사업을 통해 전국에 약 15만대의 친환경 보일러 설치를 지원했다. 환경부의 올해 목표 보급량인 35만대의 약 43%에 해당한다. 친환경 보일러 의무화가 4월부터 적용되었고 아직 본격적인 난방 시즌이 도래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친환경 보일러 보급 확대가 순항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표다.

친환경보일러 보급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경동나비엔의 한 관계자는 경동나비엔은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하며, 사회와 환경에 필요한 기술을 내다보고 실현하는 데 집중해왔다“97일 첫 푸른 하늘의 날을 맞이해 우리 모두가 후손에게 물려줄 쾌적한 생활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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