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사장 사퇴 후 9개월, 공모 넉달 반 만에 취임
국민안전 최고기관 수장으로서 내·외부 소통 과제

▲임해종 사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취임식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임해종 사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취임식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투뉴스그동안 공석으로 김종범 사장 직무대행이 이끌어왔던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 임해종 전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이 최종 선임됐다전임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올해 12사퇴한 후 9개월만이며, 공모에 들어간  넉달  만이다.  사장의 임기는 2023916일까지 3년이다.

▲임해종 신임 사장
▲임해종 신임 사장

임해종 신임사장의 취임식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외빈을 초청하지 않은 가운데 17 온라인으로 집무실에서 취임사 낭독으로 진행됐다.

임해종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경영슬로건을 ‘Back to the Basic’으로 정하고 가스안전과 사회가치 창출이라는 공사에게 주어진 본연의 기본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내실을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로부터 위탁받은 공사 본연의 업무인 검사, 점검, 안전진단 등에 역량을 집중해 국민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임 사장은 수소경제 사회의 조기 정착을 위해 생산에서 활용까지 단계별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수소경제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상생과 사회가치 실현을 위해 가스안전관리 분야에 불필요한 규제를 점검하고, ··공이 협업할 수 있는 과제를 적극 발굴해 가스산업 분야 성장 모멘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임해종 사장은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완수를 지역인재 육성, 지역 산··연 협력,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실천하고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은 이미 가스안전공사 신임사장 공모가 시작되기 전 부터 퍼진 내정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의미를 갖는다. 임해종 사장은 지난 61가스안전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공개채용을 공고하고, 15일까지 접수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에 이어 24일 후보자 6명이 면접심사를 받으면서 사실상 선임이 기정사실화됐다.

이들 후보군은 가스안전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3배수 정도로 압축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추천하고, 이후 산업부장관의 제청과 인사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후보군 면면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가 이미 정해진 인사를 뽑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확인된 셈이다.

낙점에 대한 의혹은 가스안전공사가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최고기관이라는 업무 특성 상 사장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임 사장이 올해 1월 사임한 이후 총선 때까지 수개월 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면서 불거졌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공모에 나서자마자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정치권에 뛰어든 인물이 내려오기로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공모가 끝난 후 함구령이 내려진 것도 이런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한층 짙게 했다.

그러나 후보군 면접심사에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제청과 인사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진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인사가 이뤄지지 않자 이런저런 얘기가 나돌던 중에 이번 취임으로 뒷담화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임해종 사장은 충북 진천 출신으로 진천중, 청주고,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국방부·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료로 30년을 근무한 이후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충북 중부3(증평·진천·음성)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당이 다른 인물을 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노리다가 결국 중도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며 분루를 삼켰다. 결과적으로 출마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보상책으로 낙점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스안전공사 노동조합이 성명서를 통해 중앙의 실세 정치인이 자신의 출신지역 헤게모니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공공기관을 자신들의 전리품인양 낙천 정치인과 그 틈을 노리는 정치꾼들을 기관장으로 내려 보내려는 한심한 작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력히 반발한 것도 이런 이유다.

반면 내부에서는 오히려 힘(?) 있는 수장이 공사를 이끌어가는 게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갈수록 업무 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국회, 정부,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다지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 3년간 가스안전공사를 이끌어갈 임해종 신임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외부 모두에서 현안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뇌물수수와 채용비리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박기동 전 사장에 이어 김형근 사장이 사회공헌자금 부당사용 및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가스안전공사를 보는 시선은 따갑다.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최고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수장으로서 주위의 불신을 깨고, ·외부 소통을 통해 지속성장과 신뢰를 쌓아갈 행보가 주목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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