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농협알뜰주유소 증가세 뒤 10년 속앓이
[기획] 농협알뜰주유소 증가세 뒤 10년 속앓이
  • 김진오 기자
  • 승인 2020.09.28 08: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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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15개소 모두 직영, 관리 쉽고 가짜유류 차단
알뜰주유소 정책이 영리단체인 농협의 발목 잡아

[이투뉴스] 농협이 운영하는 알뜰주유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체 주유소 숫자는 2015년 1만2009개소에서 9월 1만1389개소로 620개소 줄어들었음에도 농협알뜰은 525개소에서 652개소로 되려 127개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숫자로 따지면 크지 않지만 비율로 따지면 17.1% 성장한 셈이다.

농협은 농협알뜰이 720개소까지 확대될 경우 연간 1550억원에 달하는 유류비 절감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농협알뜰의 직접 가격인하효과 900억원과 민간주유소 가격견제 효과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농협알뜰주유소에게는 사업확대를 쉽게 단언하지 못하게하는 고민이 있다. 농협알뜰주유소의 역사와 효과, 그리고 농협알뜰이 가진 고민을 살펴 본다.

▲농협알뜰은 알뜰전환 이전부터 규모를 살린 거래방식으로 석유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해왔다.
▲농협알뜰은 알뜰전환 이전부터 규모를 살린 거래방식으로 석유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해왔다.

◆규모 살린 거래방식 개선으로 가격경쟁력 상승
농협은 농촌 농기계공급이 확대됨에 따라 읍면단위 유류취급소를 설치해 농업용 유류를 원활히 공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1986년부터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세된 농업용면세유를 단위조합 유류취급소와 석유일반판매소 등을 통해 보급함으로써 농업기계화 촉진 및 농가영농비 부담을 절감했다.

농협 유류취급소는 유류판매시설이 부족한 농촌에 양질의 유류를 정량판매해 일부 민간주유소 사업자들의 정량미달 부정유류 취급을 견제했다. 일부에서는 마을단위 또는 농장까지 배달함으로써 농가로 하여금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게 하는 등 농민조합원의 편익제고에 기여했다. 또 농업용면세유에 대해서도 중앙회가 공동구매로 면세유 구매가를 낮춰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2000년대 들어 주유소 등 유류공급업에 대한 신규진입이 자유화됨에 따라 농촌에서의 유류사업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농업인에게 저렴한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 정유회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372억원에 달하는 가격인하 효과를 거둔 일이 농협 유류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이라 볼 수 있다.

특히 2007년부터 농협이 전개한 ‘1농협 1주유소 갖기 운동’과 2009년부터 실시한 농협주유소(NH-OIL) 사업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농협은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구매해 농협주유소에 공급하면서 농협알뜰주유소의 토대를 쌓았다. 이 방식은 농협의 규모를 살림으로써 정유사와의 거래방식을 개선해 경쟁입찰을 유도했다. 이에 따른 정유사간 경쟁입찰로 농협주유소의 가격경쟁력은 상승했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내 석유제품 시장의 가격선도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석유제품 소매시장에서 경쟁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정유사와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농협주유소가 가격을 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협이 구매력을 과시한 뒤로 주유소업계에서도 “우리도 협동조합을 만들어 구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뚜렷한 컨트롤타워가 없어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후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농협주유소를 모델로 ‘알뜰주유소’ 계획을 발표하면서 농협에 협조를 요청하고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알뜰주유소와 한국석유공사 자영알뜰주유소가 더해져 현재의 알뜰주유소 3자구도가 완성됐다.

▲농협알뜰은 석유관리원의 '품질인증주유소'에 가장 많이 등록된 폴이다.
▲농협알뜰은 석유관리원의 '품질인증주유소'에 가장 많이 등록된 폴이다.

◆지방보급 10% 상회…면세유 점유율 60% 육박
현재 농협알뜰은 전국지방에 652개소가 분포돼 있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서는 전체 주유소 중 5% 정도가 알뜰주유소로 나타난다. 특히 서울, 인천, 광주, 대전 지역은 4% 미만의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역밀착형인 농협알뜰은 경기도와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함으로써 10%를 상회하는 보급률을 기록 중이다.

농협알뜰의 농업용 면세유 판매량은 압도적이다. 현재 주유소업계는 전국 면세유 판매업 등록을 6800개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주유소와 석유일반판매소를 합친 1만3000여개소 중 52.3%가 면세유를 취급하는 셈이다. 이 중 농협알뜰와 농협석유일반판매소는 722개소로 전체의 5.6%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농협알뜰주유·판매소가 판매하는 농업용면세유 판매량은 전체 면세유 판매량의 60%에 육박한다.

또 농협알뜰은 주유소관리 측면에서도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 여타 정유사폴주유소나 자영주유소와는 달리 농협주유소는 개인사업자가 없고 모두 농협이 직영하고 있는 만큼 정책호응이 쉽고 석유제품 수급보고 등 관리에서 이점이 드러난다.

농협알뜰은 가짜석유도 나오지 않는다. 모두 직영주유소이기 때문에 부정을 저질러도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취급부주의로 인한 혼유가 드러나긴 하지만 그 숫자는 매우 적다. 한국석유관리원이 비상표주유소에 대한 석유품질 관리로 소비자가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주유소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석유품질인증 프로그램에 대한 협조도 역시 높다.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 석유품질인증주유소 420개소 중 농협알뜰은 341개소, 고속도로알뜰은 154개소, 자영알뜰은 86개소, SK에너지는 4개소, 현대오일뱅크는 4개소로 나타난다.

이에 더해 농협은 2014년부터 주유소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NH-OIL 주유소장 협의회'를 매년 두 차례씩 개최해 ▶가짜석유 예방 운영방안 ▶주요 사고사례 ▶안전수칙 등을 교육하고 농협주유소의 운영방향을 공유하는 등 내실다지기에도 힘쓰고 있다.

▲농협관계자는 "농협은 석유·도로공사와 달리 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알뜰주유소 업무를 돕고 있는 석유공사 직원들.
▲농협관계자는 "농협은 석유·도로공사와 달리 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알뜰주유소 업무를 돕고 있는 석유공사 직원들.

◆농협은 알뜰주유소를 그만두고 싶다(?)
이처럼 순탄하게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농협알뜰이지만 곧 확장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농협은 ‘1농협 1주유소 갖기’ 운동 등에 따라 농협알뜰 숫자를 불려나가고 있지만 농업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등의 위기가 대두되면서 농협알뜰은 현재보다 더 커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협알뜰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는 알뜰주유소 정책 그 자체에 있다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농협은 농업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농업협동조합법으로 묶여 있을 뿐이지 실제로는 농업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다.

공기업이라 수익성 측면에서 보다 자유로운 석유·도로공사와는 달리 농협은 농업인들을 위한 이익단체인 만큼 수익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석유·도로공사와 같은 선상에서 알뜰주유소 정책에 협조하다보니 이전보다 수익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농협알뜰은 알뜰주유소 중 석유제품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일반주유소와 비교하면 리터당 평균 27원 낮다.

만약 마진을 남기기 위해 주변주유소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면 주민여론이 나빠져 농협알뜰을 담당하는 지역조합장은 저가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알뜰주유소라는 이름이 주는 굴레에 빠진 셈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묶여서 석유·도로공사와 도매금으로 취급되고 있다”며 “내부에서는 알뜰주유소 정책에서 빠져나와 이전처럼 농협 독자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는 알뜰주유소 정책을 통한 가격인하로 정책목표를 실현했지만 농협의 경우 알뜰주유소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며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통해 가격을 조절하고 싶은 것은 민간주유소인데 여기에 농협이 끌려들어간 셈”이라고 토로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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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 2020-09-29 07:02:17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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