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형 대비 고출력·저손실…ETRI, 비투지에 기술이전
차세대 전력반도체 원천 소재 및 소자 기술확보 성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2인치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2인치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이투뉴스] 전기차 전력 변환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전압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고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직형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에너지 효율개선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질화갈륨(GaN) 단결정 기판을 이용한 800V급 수직형 전력반도체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에너지를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환하거나 제어, 처리 및 공급하는 반도체다.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 전기차, 태양광발전, 데이터센터 등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의 효율적 전력 운용을 가능케 하는 핵심부품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수직형 전력반도체는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적용, 기존의 수평형에 비해 높은 항복 전압 특성을 갖고 있다. 기존에는 이종반도체 기판을 사용해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고, 소형 충전기처럼 저전압 영역(200~300V급)에서만 활용됐다.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전력소자 공정도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전력소자 공정도

연구진은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 위에 동종 질화갈륨 에피층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최적화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다년간의 질화갈륨 반도체 노하우를 기반으로 에피층 두께를 늘리는 공정을 통해 전압을 높이면서도 저항을 억제했다.

그 결과 기존 수평형에 비해 높은 항복 전압 특성을 구현, 800V급 수직형 질화갈륨 다이오드 전력반도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수직 구조 전력반도체는 단결정 기판에 전력 소자 에피를 성장시킨 후 설계 및 공정, 패키징 과정을 통해 생산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에피가 형성된 기판을 90% 이상 수입해 추가공정을 진행했다. 국내기술로 핵심 소재인 질화갈륨 에피를 성장시키는 기술 개발을 이루어냄으로써 소재의 해외의존도 및 원천기술 격차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력반도체 소재는 실리콘(Si)이나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이 쓰이는데 기존 실리콘은 스위칭 속도나 항복 전압 등에서 소재 특성상 한계가 있었다.

반면 질화갈륨은 열에 강하고 스위칭 속도가 수십 MHz에 이를 정도로 빨라 별도 에너지저장 공간이 필요없다. 실리콘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시스템소형화도 가능하다. 여기에 에너지 차이(밴드 갭)도 실리콘 대비 3배(3.4Eg(eV)) 수준이어서 고전압 차세대 전력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발 기술은 고전압·소형화가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필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전력 손실 감소 및 전력 변환효율 향상으로 전비(電費)를 높일 수 있고 소형화를 통해 전기차 부피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책임자인 이형석 ETRI 기술총괄은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이용한 수직형 질화갈륨 전력반도체는 질화갈륨이 갖고 있는 고출력, 고효율, 고전압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형화까지 가능한 만큼 전기차용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술은 ㈜비투지에 이전돼 전기차용 배터리, 태양광인버터, 전력 송배전망 등의 전력 변환효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전력반도체 세계시장은 2030년 약 48조원 규모로 연 평균 6%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TRI 연구진이 반도체실험실에서 소자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
▲ETRI 연구진이 반도체실험실에서 소자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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