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시민대책委 해체 및 거버넌스 탈퇴 선언으로 논의 중단 위기
운영연장합의 불구 곪았던 문제 터져…12월부터 한난에 재량권

[이투뉴스] 나주 SRF(폐기물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 가동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민관거버넌스위원회 활동연장에 합의했지만, 곧이어 범시민대책委가 탈퇴를 선언하면서 거버넌스를 박차고 나갔기 때문이다. 문제가 더 복잡해졌지만 일부에선 ‘곪았던 것이 터진 것’이라며 전화위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민관협력 거버넌스위원회’에 주민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던 ‘나주 쓰레기 연료사용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해체를 선언하고 거버넌스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산업통상자원부를 필두로 전라남도, 나주시, 범시민대책위, 한국지역난방공사 5곳이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다.

범대위가 거버넌스 탈퇴를 결정한 것은 위원회 활동기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나온 합의서에 대한 논란에 기인한다. 앞서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달 전체회의를 열어 손실보전방안 논의를 위해 활동기간을 오는 11월 30일까지 2개월간 연장키로 최종 합의한 바 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해 9월 시민참여형 환경영향조사와 주민수용성조사, 손실보전방안 등 3개 분야에 대한 기본합의를 체결하면서 (최종)부속합의서를 1년 이내에 작성키로 했다. 아울러 기한 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기본합의서 효력이 상실돼 열공급을 한난의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다행히 올해초 시작된 환경영향조사는 마쳤으나 손실보전방안에 대한 이견이 계속되면서 결국 기한 내에 부속합의서 체결이 물 건너 갈 위기에 처했다. 이에 거버넌스는 부랴부랴 활동기간을 오는 11월말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역시 기간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열병합발전소 운영에 대한 한난의 재량권을 인정했다.

범대위에서는 그동안 “합의기간 이후 열병합발전소 가동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재량에 따른다”는 조항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손실보전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을 경우 SRF 열병합 문제에 있어 한난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결국 범대위 내부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범대위 해체 및 탈퇴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다.

거버넌스위원회는 탈퇴를 선언한 범대위가 하루빨리 다시 논의의 장으로 돌아와 소통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LNG전환에 따른 손실보전방안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범대위 탈퇴로 추진동력을 일부 상실한 분위기다.

손실보전과 관련해선 현재 거버넌스 내부에서 논의되는 방안은 크게 6개 정도다.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은 20MW 안팎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설치해 여기서 발생한 열을 한난에 무상 공급하는 것과 열요금을 30∼50% 가량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여기에 ▶열 공급용 도시가스 공급비용 수도권 수준으로 인하 ▶전남도·나주시 소유 유휴부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 ▶6개 시·군 소각시설에 대한 국고보조금 상향 지원 ▶목포·순천·나주시 SRF 생산시설 활용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광주광역시 SRF 반입을 위한 투자비용(청정빛고을)을 손실보전 범위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둘러싸고 한난과 지자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을 뿐 아니라 연료전지발전소 투자주체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 나머지 사안에서도 산업부와 전남도, 나주시, 지역주민 간 손실보전 책임을 가능한 떠안지 않기 위한 신경전도 만만찮다. SRF 문제는 정책실패인 만큼 중앙정부(산업부, 환경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책임회피성 발언도 여전하다.

결국 손실보전방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를 이끌어 갈 핵심주체인 주민대표마저 공백이 생기면서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기간에 과연 모두가 동의하는 해법이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논의기간 종료 후 한난의 재량권 문제는 언젠가는 곪아 터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는 해석도 많아 나주 SRF 열병합이 파국으로 갈지 아니면 재가동을 위한 전화위복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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