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땅밑에 촘촘하게 깔려있는 도시가스 배관과 송유관, 열수송관 등의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일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년전 고양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참사로 고온의 물기둥이 쏟아져 인명피해가 났던 것을 감안하면 수만 km에 달하는 지하 배관의 안전점검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노후 기반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체 지하매설물 중 20년 이상 된 낡은 기반시설은 유형별로 송유관이 1310km, 도시가스배관 1만9680km, 열수송관이 1163km로 장기배관 배중이 각각 97.5%, 37.6%, 26.2%에 이르고 있다.

송유관은 대부분이 20년 이상 사용한 것으로 노후도가 가장 심했으며 30년을 초과하는 시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배관은 한국가스공사가 관리하는 주배관 4930km 중 40.3%인 1986km가 20년 이상 된 노후관으로 드러났다. 전국 34개 도시가스사가 관리하는 4만7417km 중 37.3%인 1만7694km가 오래 된 배관.

열수송관의 경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전체 4431km 중 절반 이상인 2346km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중 811km가 20년 이상 장기 사용 상태이며 특히 서울과 경기도 지역이 715km로 대부분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2년전 발생한 고양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사고의 경우 뜨거운 물기둥이 솟아오르면서 1명이 숨지고 55명이 화상을 입었다. 특히 같은 달 양천구 목동과 경기도 안산시에서도 열수송관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천여가구에 온수와 난방이 중단되는 바람에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정부는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파열 참사 이후 노후 열수송관 안전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공단을 안전진단기관으로 지정하고 5년마다 안전진단 작업을 벌이도록 조치한바 있다.

물론 에너지공단 나름대로 노후 배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겠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사실상 시한폭탄과 다름없는 이들 노후배관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안전진단과 함께 단계적인 교체 등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후배관의 증가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그동안 오래 사용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일정한 기간을 정해 의무적으로 안전을 진단하고 진단 결과 문제가 있는 배관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교체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지하에는 한국전력의 송배전망과 함께 경찰청의 통신망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번쯤은 일제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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