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의원 "국책금융기관 석탄 울타리서 요지부동"

 

▲무역보험공사 해외 발전사업 투자현황 ⓒ무보, 김성환 의원실
▲무역보험공사 해외 발전사업 투자현황 ⓒ무보, 김성환 의원실

[이투뉴스] 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의 최근 5년간(2015~2020)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투자액이 한화 5조376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기간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석탄화력의 8분의 1(6569억원) 수준에 그쳤다. 

김성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무보 발전분야 투자의향서(LOI) 및 투자확약서(LOC)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무보는 같은기간 가스발전에 5조4743억원의 LOI를 발급했다.

석탄화력과 가스발전을 포함한 전체 화석연료발전사업 투자액은 94억1500만달러(한화 약 1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업 중에는 최근 경제성과 환경성 문제로 거센 반발에 부딪힌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사업에 한화 1조18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따. 현대건설 3억1000만달러, 두산중공업 7억2000만달러 등이다.

반면 이 기간 한전 요르단 풍력 등 재생에너지사업에 발급한 투자는 모두 한화 6569억원 규모로 석탄발전의 8분의 1에 그쳤다. 이는 화석연료 투자를 지속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투자를 늘리는 국제 발전분야 투자 흐름과 반대 양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에너지투자 2020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석탄화력 투자는 전체 발전분야 투자액의 7.4%인 500억달러(한화 약 58조원)인 반면 재생에너지 투자는 41.4%인 2810억달러(한화 약 324조원)로 석탄발전 대비 5.6배나 많다.

앞서 올해 3월 앨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공개서한에서 무보를 언급하며 기후위기대응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석탄금융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또 그린뉴딜의 세계적 석학인 제레미 리프킨 역시 작년 세계 녹색채권 투자액의 60%가 한국 시중은행이었음을 지적했다.

김성환 의원은 "화석연료 제로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을 통해 탈석탄을 선언한 금융기관만 1244곳이며 이들의 운용자산은 1경 6560조원에 달한다”면서 "국내에서도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KB금융,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 공제회, 행정공제회 등이 탈석탄을 선언했는데, 해외사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국책금융기관들만 석탄금융 울타리에서 요지부동”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국제적으로 투자가 급감하는 석탄화력 투자를 권유하고 핵심 시장정보를 누락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KOTRA는 올해 발간한 국별 진출전략보고서에서 국내 석탄화력 주투자처인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아프리카, 호주, 러시아 등지에서 석탄화력발전과 석탄광산 투자가 유망한 것처럼 정보를 제공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 보고서에서는 석탄 매장량이 한정돼 있으나 35GW 전력 프로젝트로 석탄사업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올해 2월 재생에너지 혼합정책 이행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석탄의 3배인 115GW 재생에너지설비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성환 의원은 “공사의 석탄투자 전략은 전세계적인 에너지투자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데다 인도네시아 자체로만 봐도 재생에너지 보급계획의 3분의 1에 불과한 석탄화력에 투자하라고 제안하는 건 무책임을 넘어 시장정보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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