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근 국민의 힘 의원, 국감서 한전 내부보고서 공개
"전력수요 감소 장기화 예상…신산업도 경쟁력 하락"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이투뉴스] 코로나19로 재정투입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경제 활성화나 국민부담 경감을 이유로 전기요금 인하를 압박할 수 있다는 한전의 내부보고서가 나왔다.

구자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 힘 의원이 국정감사기간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경제불황으로 인한 정부 영향력 확대로 전기료 변경 및 인하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한전은 내부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수요부진과 공급축소, 수출 축소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감소하며 경기회복 지연과 장기적 경기침체 등이 우려되고,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기 침체로 전력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중국,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전력수요가 10∼40% 줄었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폐쇄 정책이 지속되는한 전체 전력수요의 10∼20%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은 해당 보고서에서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해 주택용 수요는 대부분 국가에서 증가했지만 산업용·일반용 수요가 감소하고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장기적인 전력수요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 투입이 늘어나면서 경제 활성화 또는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 않은 방법으로 공공기관을 압박해 요금 인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 전기요금 결정은 한전이 이사회 의결로 정부에 조정안으로 올리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이를 인가해 전기위원회가 이를 인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요금조정은 여당과 청와대의 사전 교감 이후 이를 정부에 하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도 코로나19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전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확실한 경제성 우위를 가지지 못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풍력 등 분산전원은 재정투입 우선순위가 변경되면서 어려움을 겪어 에너지전환 정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전력수요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와 연결된 신재생 지원제도들이 약화되면서 탄소배출권이나 신재생공급인증서(REC)에 영향을 끼쳐 신재생에너지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가별로 시행하고 있는 국경봉쇄 정책이 장기화 되면 분산전원 제조업체가 도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중국 태양광제조사의 올해 수출이 최대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전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연료가격과 환율 등 경영환경 변수들이 높은 변동성을 기록하고 있어 전기료 미납 증가, 공급망 차질에 따른 기자재 수급 불안, 오프라인 작업 어려움으로 인한 공급차질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근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침체와 전력산업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만큼 한전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경영 합리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세계적 경제침체와 변화하는 전력시장에 맞춰 재생에너지 계획 이행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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