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고 전기요금도 지나치게 싸다며 인상을 권고했다. OECD가 발표한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1차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해 조사 대상 36개국 중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1차에너지 공급에서 한국의 경우 화석연료 비율은 80%였고 이중 31%를 석탄이 차지했으며 다른 OECD 국가보다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보다 석탄 비중이 높은 국가는 36개 대상국 중 에스토니아(71%), 폴란드(48%), 체코(35%), 호주(35%) 등 4개국 뿐.

재생에너지 비중은 2000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거의 1% 미만인 반면 OECD 평균은 6% 수준이었으나 2018년 기준으로는 우리가 2%에 그친 반면 OECD는 10%를 넘어선 상황.

OECD는 또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상태가 우호적인 기상여건과 코로나 19 여파로 활동이 줄면서 상반기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전체 인구 대부분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임계치를 훌쩍 넘는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WHO 기준보다 약 두배에 이르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조기사망률을 큰 폭으로 높이고 어린이 건강에 악영항을 미치고 있다는 것.

OECD는 한국 정부가 2024년까지 국내 미세먼지를 2016년 대비 35%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포함한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나 WHO 기준으로 낮추려면 더 지속적이고 강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37%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방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OECD는 결론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 정책이 재생에너지의 시장 진입은 물론 향후 전력 수요관리에 대한 투자를 저해한다고 꼬집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상반기 발표한 ‘2018년 가정용 전기요금’에 따르면 33개 조사대상 국가 중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110.5달러/MWh로 멕시코(62.9달러), 터키(103.9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싸다.

이는 가장 비싼 덴마크(358달러)에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이웃 일본(239달러)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OECD는 환경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한국의 저렴한 전기요금이 기후변화에 악영항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면서 경기가 회복되면 전기요금은 비용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에너지 이용과 관계없이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본지는 수차례에 걸쳐 누더기로 변한 전기요금 체계를 조정함은 물론이고 원가보다 싼 전기요금을 현실화할 것을 지적해 왔다. 차제에 정부는 더 이상 전기요금 조정을 미루지 말고 OECD의 권고대로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저소득 계층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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