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8GWh 전력망 ESS설치 시동
한전, 1.8GWh 전력망 ESS설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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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0.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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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발전제약 완화가 1차 목적…제주에도 설비 확충
ESS업계 "중소·민간 주도 산업부양 및 시장개방 필요"
▲한전 신충주변전소내 ESS
▲한전 신충주변전소내 ESS

[이투뉴스] 송배전망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전력공사가 내년부터 전력망에 배터리용량 기준 1.8GWh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한다. 언제든 충전‧방전이 가능한 ESS를 중요지점에 대거 설치, 주파수 등 계통 건전성을 제고하고 제약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한전이 제공한 ‘계통 안정화 공공 ESS 구축방안’에 따르면 우선 1단계로 내년 12월까지 전국 변전소 10곳에 PCS(전력변환장치) 500MW 및 배터리 460MWh를 설치한다. 이어 2022년말까지 2단계로 변전소 12곳에 PCS 900MW 및 배터리 820MWh를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전력회사가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전력망 ESS를 확충하는 건 이례적이다. MWh당 3억~3억5000만원으로 형성된 국내 ESS배터리 설비단가를 감안할 때 전체적으로 수조원 규모의 새 ESS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앞서 한전은 2014년부터 4년간 자사 변전소에 주파수조정용(FR) ESS 376MWh를 설치했다. 애초 500MWh까지 설비량을 늘리려 했으나 비용대비편익(B/C) 하락과 연쇄 화재, 내부감사 등으로 2017년 말 사업을 접고 다수설비를 운영 중단했다.

불씨를 되살린 건 올해 2월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제약 정부합동 TF’를 구성‧운영하면서 제주를 비롯한 계통제약 증가 대책 일환으로 전력망 ESS 구축을 검토했다. 지난 8월 1,2단계 공공 ESS 사업계획을 확정했고, 제주계통용 ESS의 경우 정부 전력기반기금까지 확보했다.

이들 ESS사업의 1차 목적은 송전선로 건설지연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동해안~수도권, 서해안~수도권 구간의 발전제약 완화다.

한전은 신한울~신경기 HVDC(초고압직류송전선)와 당진~신송산 345kV가 준공되는 2026년과 2023년까지 이들지역의 발전제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ESS를 이용해 제약량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계통 고장 시 ESS로 빠르게 주파수를 회복시키면, 발전기 탈락 허용량이 증대돼 결과적으로 발전제약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ESS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동해안‧서해안 발전제약을 평균 88%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자체분석 결과다. 필요에 따라 예비력 설비로도 활용한다.

한전 계통계획처 관계자는 “PCS 용량은 주파수 예비력과 발전기 단위용량을 감안해 결정했고, 배터리는 주파수와 발전제약완화 겸용을 위한 충방전율(SOC)을 고려해 용량을 책정했다”면서 “향후 계통여건 변화에 따라 예비력 확보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륙계통 ESS가 계통안정화용이라면, 제주계통 ESS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완화가 주목적이다. 한전은 연말까지 김제변전소와 울산변전소 FR-ESS(PCS 40MW, 배터리 10MWh)를 서제주변환소로 이설한 뒤 내년말까지 PCS 55MW·배터리 25MWh를 제주계통에 추가할 계획이다.

전력망 고장으로 발전기가 탈락하면 주파수가 허용범위(59.8Hz)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때 태양광설비 자체보호기능이 동작할 경우 발전량이 추가 감소해 주파수 하락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ESS로 파급영향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완화도 기대하고 있다. 제주는 단기간에 재생에너지 비중이 상승하면서 풍력발전기 출력제어 빈도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한전은 계통에 설치한 ESS가 재생에너지 공급과잉 시 수요로 기능하면서 과전압과 과주파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풍력발전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 154kV급 송전선로용 ESS사업도 추진한다. 한전은 2023~2025년까지 PCS 100MW·배터리 5000MWh규모 재생에너지 ESS 시범사업을 벌여 4시간 지속 충·방전이 가능한 장주기ESS와 이동형ESS 기기를 개발하고 효과도 검증하기로 했다.

이런 계획에 대해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ESS 전문기업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한 밸런싱 주체로서 한전이 나서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화재여파와 REC(신재생가중치) 일몰제 등으로 침체된 시장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이미 중소ESS 생태계는 완전 붕괴된 상태"라며 "최저가 입찰로 대기업 EPC와 배터리회사만의 잔치를 만들어 줄 것이 아니라 최소 5년 단위 로드맵으로 중소·민간이 주도하는 ESS산업도 부양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점 송·배전망 사업자인 한전이 전력계통 ESS 관련사업을 전담하는 형태는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ESS 엔지니어링기업 관계자는 "선진국은 민간기업도 에너지시장과 용량시장, 보조서비스시장에 ESS로 자유롭게 진입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을 벌이면서 ESS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나 한국은 시장진입 제약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해외기술 종속우려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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