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불구 누적 3조1526억원 실적 달성
"합리적 전기료 체계개편 추진, 투명성 제고"

▲연간 SMP(전력시장가격) 변동 추이 ⓒ한전
▲연간 SMP(전력시장가격) 변동 추이 ⓒ한전

[이투뉴스] 전기소비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올해 1~3분기(1~9월)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같은기간의 10배 이상 실적이다. 소비자 전기료는 고정된 상태에서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전비용이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가 변동을 제때 반영하지 않는 전기료 체제 탓에 연매출이 5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공기업이 천수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전이 공개한 3분기 연결기준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매출액과 전기판매수익은 각각 43조8770억원, 41조619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546억원, 4162억원 줄었다. 코로나19로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던데다 장마가 길어져 냉방부하까지 줄어서다.

그럼에도 이 기간 한전은 작년 동기대비 2조8419억원 늘어난 누적 3조1526억원의 흑자를 봤다. 소매요금은 그대로인데 한전이 발전자회사와 민간발전사로부터 사들인 전력의 가격이 국제 연료가격 하락과 전체 수요감소로 낮은 기조를 유지한 덕분이다.

지난해 한전은 발전자회사와 민간발전사 전기매매 대금으로 각각 13조8415억원, 13조7667억원을 지불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자회사에 11조5516억원, 민자사에 12조1736억원을 건네 전체 전력구입비가 3조8830억원이나 줄었다.

국제유가나 천연가스(LNG) 가격, 전력수요에 연동된 전력시장가격(SMP)이 2018년 겨울 kWh당 100원선에서 올 하반기 50원대까지 급락한 영향이 가장 크다. 한전은 발전자회사와는 별도 정산조정계수로 수익률을 조정하고, 민간발전사와는 SMP로 전력을 거래한다.

연도별 1~9월 평균 SMP는 지난해 92.7원에서 올 하반기 73.1원으로 떨어졌고, 그 영향으로 민간사 구입비도 1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원전 이용률은 작년 74.5%에서 올해 73.8%로 별 차이가 없다.

한전 관계자는 "2018년과 작년 한전의 적자는 고유가로 인한 것이며,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가동을 줄인 것이 적자원인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전기료 체계개편을 추진해 요금결정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이행 등을 위한 망투자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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