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3개 부스…獨 신재생에너지 강국 과시

선두주자 日, 발전차액제 폐지로 주도권 내줘
중국붐’ 속 국내기업 7개 업체만 참가 아쉬움

 

 

태양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목이 온통 독일의 뮌헨으로 쏠렸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2008년 인터솔라(태양에너지) 전시회가 열린 뮌헨으로 세계의 태양광 및 태양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와 관계자, 관계기관이 모두 몰린 것이다.

 

특히 올해는 국제 원유값이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해서인지 여느 때보다 폭발적인 열기가 느껴졌다. 석유위기 시대를 반영하듯 꼭 태양에너지에 관심이 없더라도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시대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그 규모도 상상을 초월했다. 모두 7개 홀에 빽빽이 들어선 부스만도 1783개. 이중 코트라 뮌헨지사와 같은 기관 성격의 부스 27개를 제외하면 1756개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것이다. 입장권을 끊어 행사장에 들어가는 데만도 30분 이상 걸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역시 최근의 동향을 반영한 듯 태양광 모듈 업체가 무려 259개의 부스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서인지 모듈 생산업체들의 부스에서는 손님과 회사측이 상담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태양광 모듈과 트랙커를 연결하는 부착방식 업체도 102개사, 외딴 섬 등에 설치하는 독립형 모듈 설비업체도 64개가 나왔다. 당연히 모듈이 생산한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 업체도 109개사가 출품했다.

 

다음으로는 태양열 집광판 업체가 133개가 나왔고 태양열로 데워진 물을 저장하는 탱크업체 65개 등 태양열 관련 업체들도 제각각 제품들을 선보였다. 여기에다 특이한 것은 태양광 모듈 등 관련 장비업체 64개와 태양열 장비업체 35개 등이 출품해 단순히 태양광이나 태양열 제품뿐 아니라 제조장비까지도 산업화되어가는 모습이 뚜렷해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태양에너지 시스템 관리업체(84), 연구개발업체(67), 교육훈련업체(37)도 상당수 참가함으로써 이제 태양에너지 산업이 원재료에서부터 중간제품, 시스템,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확실하게 구축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태양에너지 산업이 외곽에 머물러 있는 차원에서 벗어났음을 뜻한다. 이제는 주력산업의 일원으로서 인류 문명사의 한 획을 긋는 데 당당하게 진입했다.

 

전시관을 돌면서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것은 한국의 참가가 너무 미진하다는 점. 세계 경제규모로 따지면 12~13위의 경제강국. 그러나 에너지 자급률은 겨우 4%에 불과하면서도 에너지소비는 상위권을 맴돌고 있다. 당연히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인데도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형국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열 손가락 이내 업체가 참가해 초라한 모습을 연출했다.

 

독일에서 열린 전시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독일 업체들의 참가가 가장 많았고 한참 태양광 열기가 퍼져있는 지중해 연안국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가장 뚜렷한 현상은 중국 업체들이 30~40개 이상 몰려들어 중국붐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태양광 업체인 선테크를 비롯해 잉리 등 굵직굵직한 업체들이 대형 부스를 차려놓고 위세를 자랑했다.

 

일찌감치 태양전지판을 개발하는 등 초기에 앞서갔던 일본의 업체들도 생각보다는 적었다.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태양에너지 하면 일본이 두각을 드러냈으나 지금은 그 주도권이 독일로 넘어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독일이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독일 국민의 에너지 의식이 주효했다고 한다. 즉 비싼 전기료 부담을 안더라도 환경을 중시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국민의식이다.

 

이 때문에 독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차액제도가 태양에너지 발전에 큰 몫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에 일본은 발전사들이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발전하도록 의무화한 제도(RPS)가 오히려 민간의 활기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현재 시행중인 발전차액 제도를 없애고 2013년부터 RPS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큰 발전회사들이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도록 하고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민간의 활력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다. 앞에서 봤듯이 일본이 독일에게 왜 태양에너지산업의 선두를 내줬는가를 면밀히 분석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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