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1~3Q 실적 트리플크라운 달성 3→2→0개사
영업이익 증가 4→4→1개사, 순익 증가 5→3→3개사

[이투뉴스] 갈수록 어려워지는 도시가스사업의 경영지표가 상장사 경영실적에 확연하게 드러났다. 경영 기상도에 먹구름이 낀 게 아니라 비바람이 몰아치는 양상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그 정도가 심각하다.

올해 1~3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한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대성에너지, 예스코, 인천도시가스 등 7개 도시가스사의 개별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3개 부문이 모두 늘어난 이른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회사는 한곳도 없다. 2018년에 전년동기와 비교해 경동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인천도시가스 등 3, 2019년에 삼천리, 대성에너지 2곳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과 대비된다.

매출액이 늘어난 곳은 20186곳에서 지난해 5, 올해는 전무하다. 공급권역 내 수요가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줄었다는 점에서 수요확대를 꾀하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수익구조는 악화일로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20184곳에서 지난해 4곳으로 유지하더니 올해는 단 1곳에 불과하다. 순이익도 20185곳에서 지난해 3, 올해 3곳에 그친다. 그나마 올해 순이익이 늘어난 곳도 지분을 투자한 회사의 보유지분 매각 또는 지분법 평가방식에 따른 장부상의 수치 변화라는 점에서 도시가스사업 본연의 실질적인 이익구조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구조적으로 도시가스사업 성장세가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이제 하늘만 쳐다보는 천수답형 산업에서 벗어나 미래성장동력을 찾는 게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상장 도시가스사 7곳의 개별재무제표를 회사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증감률의 경우 모두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그나마 대성에너지가 1%대 감소율로 선방했으며, 예스코 2.8%, 삼천리와 부산도시가스 각각 3.0%, 서울도시가스 5.1% 감소로 뒤를 이었다. 경동도시가스와 인천도시가스는 각각 22.9%, 10.2%의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대부분 감소폭이 크다.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동안에는 회사별로 증감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사별로도 그 간극이 컸으나 올해는 7개사 중 6개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데다 감소율도 가파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성에너지만 증가율 2.0%로 플러스 대열에 섰을 뿐, 나머지 6개사 모두 영업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천리, 부산도시가스, 예스코가 감소율 20%대로 뒤를 이었으며, 서울도시가스와 경동도시가스는 각각 감소율 63.3%, 50.9%로 실적이 반토막 나는 쓰린 성적표를 받았다.

최대 낙폭을 기록한 서울도시가스는 올해 1분기 증가율 12.8%에서 상반기에는 감소율 12.8%를 기록하더니 3분기 누계는 감소율 60%대로 하향세가 가팔라 고심이 크다. 일시비용으로 처리하던 도로점용료의 감가상각 처리 등 회계방식 변경을 통한 수치 효과가 효력을 다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순이익 부문은 부침이 심하다. 순이익이 늘어난 회사가 전년동기 3곳과 숫자가 같지만 내용면에서 차이가 크다. 지난해 1~3분기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대성에너지, 삼천리, 예스코로, 이 가운데 대성에너지만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갔을 뿐이다.

나머지 2곳은 부산도시가스와 서울도시가스 2곳인데, 각각 증가율 388.1%, 730.1%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영업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규모가 전년동기대비 각각 5, 9배에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부산도시가스와 서울도시가스의 순이익 규모가 급증한 것은 영업 외적인 요인이다. 부산도시가스의 경우 지분을 보유한 중국 CGH의 주식 평가와 관련해 지난 2분기에 그동안의 지분법 평가방식을 중단하고 공정가치 평가방식으로 변경하게 됨에 따라 재분류시점의 지분법주식 장부가액과 공정가치 금액 간 차이를 당기손익으로 반영한데 따른 장부상의 수치 변화다. 주식의 매각 또는 처분을 통한 차익실현이 아니라, 현금 유입 없이 재무상태표 상 계정의 변경 및 장부금액의 변동만 발생하게 된 것이다.

서울도시가스의 경우에는 그동안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배당금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렸던 지분투자 회사의 보유지분을 처분하면서 거둔 이익금이 반영됐다. 35%의 지분을 투자한 외국계 자동차부품 회사의 보유지분을 최근 약 1800억원에 매각한데 따른 순이익 급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