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탓에서 벗어나 전략적·외교적 판단과 저감 유도가 중요
“철저한 계절관리제 2기 운영통해 실질적인 감소 끌어낼 것”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

[이투뉴스] “중국에서 넘어 온 미세먼지로 우리나라 피해가 크다고 중국을 비난하는 동안 일본과 싱가포르가 중국에 환경기술을 팔고 있다. 중국 탓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략적 판단을 통해 실질적인 저감 유도 및 우리 환경기술이 중국에 진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19일 이뤄진 환경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중국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 ‘곰과 왕서방 이론’을 내세웠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우리나라가 총대를 메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으나 일본,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가 잇속을 채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있으나, 실질적인 혜택은 다른 나라가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중국에는 한 마디로 못하면서 국내 기업과 국민만 다그친다’는 언론보도와 국민여론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놨다. 실무급과 국장급은 물론 장관급과 최고지도자들도 만나면 항상 우리가 겪는 미세먼지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중국에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실제상황을 전했다. 국민의 기대치에는 미달할지 몰라도 우리의 분노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세먼지에 있어 중국 영향이 큰 만큼 그들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다투기만 해서는 안된다. 산업에 큰 도움이 안된다. 윈-윈정책을 펼쳐야 한다. 적절한 항의 및 긴장관계는 유지하되 실질적인 오염물질 배출저감을 유도하고, 환경기술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환경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전략적 사고와 선택이 필요하다.”

그는 중국 역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들의 기술수준이 못 따라 가는 점을 수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세계 최고의 환경시장인 만큼 우리의 앞선 오염물질 저감기술을 들여와 실질적인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양국간 환경기술 협력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클린디젤 등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경유차 확산 등이 미세먼지 확산에 기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인정했다.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선 세계 각국이 경유차 제로화를 넘어 내연기관 중단 선언까지 나오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석탄이나 목탄 등을 많이 사용하는 북한 실정을 감안할 때 동절기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10% 가량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북한의 구체적인 통계자료가 없다는 점과 체제가 가로막고 있다는 아쉬움을 표하며 환경 분야 만큼은 이데올로기를 뛰어 넘어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대한 협조도 당부했다. 환경부와 수도권청은 올해 미세먼지 집중관리가 필요한 지역에 맞춤형 대책을 발굴, 사업효과를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취약계층 이용시설이 많고, 공장 등이 밀집해 있어 대기오염도가 높은 3개 구역(서울·경기·인천 각 1곳씩)을 선정해 지역특성에 맞춘 미세먼지 교육 및 홍보, 집중적인 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감시 및 점검에 나선다.

또 국민건강 보호와 연계해 수송·발전·산업·생활 부문의 배출저감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수송부문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배출가스 저감장치(DPF) 부착 등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전국 5등급 차량은 계절관리제 기간 수도권에서 운행을 제한할 방침이다.

발전부문은 수도권에 소재한 석탄발전소 가동축소 및 상한제약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총량관리대상 오염물질(NOx, SOx, TSP)의 배출량 모니터링을 매월 실시한다. 이밖에 산업부문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수도권 대형사업장 35개소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발적 감축 이행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복영 청장은 “‘우리는 미세먼지 피해자이자 해결사’라며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