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데 이어 정부는 ‘깨끗하게 생산된’이라는 조건을 달아 친환경 전기 및 그린수소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천명했다. 정부가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SK 그룹이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RE 100’에 가입하는 등 경제계도 잇따라 호응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국회기후변화포럼과 공동으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공청회’를 열어 15개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작성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선보였다. 처음 공개된 발전전략은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수소 이용 확대 ▶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혁신적인 에너지효율 향상(그린 리모텔링, 제로에너지 건축물) ▶탈탄소 미래기술 개발 및 상용화 촉진 ▶순환경제를 통한 지속가능한 산업혁신 촉진 ▶산림, 갯벌, 습지 등 자연·생태의 탄소 흡수기능 강화를 기본원칙으로 세웠다.

부문별로는 발전의 경우 청정에너지 중심의 전력공급체계 구축을 시작으로 그린수소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불가피하게 남는 탄소배출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활용(CCUS) 기술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SK 그룹은 SK하이닉스·텔레콤 등 계열 8개사가 국내 최초로 RE100에 가입하고 그룹 최고 협의기구에 ‘환경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RE100은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을 의미한다.

RE100에는 애플과 구글, GM 등 세계 굴지의 기업 263개가 가입해 친환경 경영을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에게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해 만든 제품만을 납품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 RE100에 가입한 것은 SK그룹이 처음이다.

SK 계열사들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및 한국전력과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를 공급받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지분 투자 등으로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한금융그룹도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88%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제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차별화된 금융 전략으로 고탄소 배출기업과 산업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관리하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것.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탄소배출량은 2030년 46%, 2040년 88%까지 감축하고 그룹이 보유한 자산들의 탄소배출량도 2030년 38%, 2040년 69%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국내 탄소 배출권 할당 대상업체 등 142개 업체를 대상으로 탄소배출량을 산출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SK와 신한금융 등의 탄소중립 대열 합류는 당연한 추세로 국내의 많은 기업들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그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