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중 아흐레는 날씨가 흐리고 내륙 산악이 없어 바람자원도 부족하다는 독일.

 

우리보다 여러모로 악조건인 이 나라는 어떻게 태양광, 풍력 등에서 얻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수요의 약

10%를 충당하고 있는 걸까?

 

지난 11일부터 라이프찌히, 카셀, 뮌헨 지역 등을 둘러보면서 이 같은 의문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했다.

 

고속도로 안내 전광판 위, 캠핑카 지붕 위, 한가로운 농장 지붕마다 태양광 모듈이 자리잡고 있었고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든 어렵지 않게 풍력발전기를 목격할 수 있었다.

 

심지어 시내 쇼핑센터에 150W짜리 모듈이 일반 가전제품과 함께 진열돼 있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신재

생에너지가 독일인들의 일상생활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오늘의 독일이 있기까지는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부, 관련 산업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 그리

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이해라는 세 박자가 조화를 이뤄온 것이 사실이다.

 

2020년까지 태양광만으로 20%의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독일의 야심이 허황돼 보이지 않는 이유다. 독일에서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높은 매출과 고용인력을 창출하는 분야가 바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부러운 마음에 문득 우리나라의 사정을 떠올려보니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실상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정책 지원, 개선되지 않은 채 방치된 관련 법, 화석에너지 기반 산업의 완강한 저항, 신재생 설비도 님비대상으로 보는 국민의 시선….

 

뮌헨 시내를 산책하다 발견한 '포톤 인터내셔널'誌의 기사는 오늘의 한국상황을 이렇게 전하며 낯을 뜨겁게 했다.

 

"한국 정부가 오는 9월부터 새로운 발전차액을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태양광 산업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법 변경 이전에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사업자들로 남부지방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전문가들이 내리는 한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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