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넘어서’ 30개 운용사대상 투자의향 조사 서한

[이투뉴스] "삼척블루파워의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야기할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고려할 때 삼척블루파워가 사업 자금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 본 서한을 송부드립니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 24개 시민사회·환경단체로 구성된 전국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가 2일 삼성자산운용 등 채권투자 상위 30개 자산운용사에 삼척화력 투자의향 의향조사를 위한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삼척화력은 전체 사업비 4조9000억원 가운데 약 1조원을 조달하지 못한 채 착공한 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내년 3월을 포함해 향후 3년간 800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단체가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와 투자 담당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 의하면, 삼척화력 발전사업은 다양한 환경적·재무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우선 석탄화력은 화석연료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 에너지원으로서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100MW규모 삼척화력이 30년간 가동되면 3억900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하는데, 이는 영국의 1년 배출량보다 많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허사로 되돌리는 일이 될 것이란 경고다. 

'석탄을 넘어서'는 환경 피해도 막대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 보고서에 따르면 삼척화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30년간 최대 1081명의 조기사망자를 발생시킨다.

여기에 삼척화력 석탄연료 항만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맹방해변은 시공 이후 해안선이 상당수 유실돼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항만공사 중단 명령을 통보받은 상태다. 석탄화력에 비우호적인 환경도 재무리스크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삼척화력이 운영기간 평균 85%의 이용률을 유지한다는 전망아래 건설자금을 투입했으나 현재 에너지정책계획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이행률은 2035년 50% 이하, 2050년 10%까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여기에 건설원가 보상 기준 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투자비도 3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AA- 등급인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을 정부 정책 변화 등을 감안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탄을 넘어서’는 이러한 점을 들어 주요운용사들의 투자중단을 촉구하는 취지로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달 16일까지 투자여부에 대한 회신을 받아 17일 연대단체 홈페이지(www.beyondcoal.kr)에 전체 자산운용사 답변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자산운용사들은 현재 석탄화력 관련 사채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연기금과 보험사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투자와 관련된 의사 결정을 담당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자산운용사에 발송한 서한에서 "석탄발전을 포함한 석탄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기존의 투자를 회수하는 탈석탄 금융이 글로벌 금융산업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라면서 "재무적으로, 환경적으로 심각한 우려가 있는 삼척발전사업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함으로써 탈석탄 흐름에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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