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친환경 선박전환 보조금 97억원 지원받아 건조
설계부터 제작까지 국내기술 적용…국산화 수준 97%

[이투뉴스] 국책과제로 정부의 친환경 선박전환 보조금 약 97억원을 지원받아 건조된 국내 최초 LNG추진 외항선이 명명식을 갖고 출항한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11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부지에서 국제무역을 위해 우리나라와 외국항만을 운항하는 선박인 외항선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조된 LNG추진선 ‘HL 에코호‘HL 그린호의 명명식을 개최한다.

이들 두 선박은 세계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정부가 마련한 ‘LNG추진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받아 건조됐다. LNG추진선박 활성화 방안은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 외항 화물선을 LNG 등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 건조할 때 선박 가격의 10% 내에서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제도다.

같은 선형의 쌍둥이 선박인 두 선박은 18만 톤급 광물 운반선으로, 길이가 약 292m 폭은 45m에 달하며, 평균속력은 14.5노트(26.9/h)이다. 두 선박은 육상에서 차량을 통해 LNG를 공급하는 기존의 ‘TTS(Truck-To-Ship)’ 방식이 아닌, 선박을 통해 연료를 주입하는 ‘STS(Ship-To-Ship)’ 방식을 국내 최초로 활용한다. 이 선박들은 한국가스공사의 제주2호선을 통해 LNG 연료를 공급받으면서 내년부터 우리나라와 호주를 오가며 연간 200만 톤의 철광석과 석탄을 운반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선박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하여 선가의 87%에 머물던 기존 국산화 수준을 97%까지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간 해외의존도가 높았던 LNG 연료탱크와 연료공급 시스템 등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화함에 따라 그야말로 국내 LNG 추진선 기술의 집약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친환경 연료인 LNG를 사용하여 기존 벙커유 대비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99%, 질소산화물은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고, 연료효율 또한 30% 이상 높일 수 있는 친환경·고효율 선박이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아울러 화주인 포스코의 니켈강을 사용한 LNG 연료탱크를 제작하여 선박에 탑재하고, 화주(포스코)와 선사(에이치라인) 20년의 장기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선박 운항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등 선주와 화주 간 상생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앞으로 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강화되는 해양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소와 암모니아, 전기 등 탄소배출이 없는 무탄소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나, 기술개발 현황과 경제성 등을 감안하면 현재는 LNG 추진 선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여 친환경 연료인 LNG 추진선박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세계 각국은 LNG 추진선박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관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제 해양환경 규제를 해운조선항만 분야 간 상생의 동력으로 전환하고, 친환경 해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LNG추진선박 도입에 적극적이다. 20185‘LNG 추진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 방안에 이어 올해 1월에는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LNG추진선 등 기존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무탄소 선박 기술개발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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