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달러대 박스권에서 백신등장 이후 국제유가 우상향 지속
로이터 “백신 및 감산연장에도 내년 상승요인 미흡” 의견도

[이투뉴스] 최근 40달러대를 유지하면서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평을 듣던 국제유가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50.25달러로 3월 4일 51.13달러를 기록한 이래 9개월만에 50달러대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2월 5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를 급락시킨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와 OPEC+의 감산합의 결렬이었다. 특히 러시아와 사우디가 원유증산 결정을 내리자 전문가들은 ‘가장 추악한 석유전쟁 중 하나’라고 부르며 “1년 안에 유가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전망은 4월 현실로 일어났다. 특히 WTI의 경우 선물이라는 특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사상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끝없이 침잠하던 유가가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50.25달러로 전일대비 1.39달러(2.8%) 올랐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46.78달러로 1.26달러(2.7%) 상승했다. 두바이유 현물은 0.11달러 떨어진 49.03달러를 기록했다. 40달러 박스권에서 50달러 진입을 목전에 둔 분위기다.

브렌트유가 50달러를 돌파한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석유수요 회복 기대감이다. 실제로 6월부터 5개월 간 40달러 내외를 오가던 국제유가는 지난달 9일 화이자·바이오엔텍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의 예방효과가 90% 이상으로 나타났다”는 발표 직후 3달러 이상 상승해 42.40달러를 기록했다. 또 이어진 각 제약사들의 백신개발 소식에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석유수요 회복가능성이 고조되면서 3%에 가까운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8일 영국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갔으며 9일과 10일 캐나다와 사우디 역시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10일 화이자 백신 승인여부를 검토하는 자문위원회를 열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개발 프로젝트 총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FDA가 12일까지 백신을 승인할 것”이라며 “승인이 나면 24시간 내에 백신을 수송해 14일부터 첫 접종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장관 역시 “다음 주 백신접종을 개시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 2000만명이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개발중인 백신의 3상 결과를 최종발표하고 미국과 유럽에 긴급사용을 신청했다.

이외에도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석유제품 시설에 대한 테러 등 지정학적 요인과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 상승 중인 중국 제조업지표 등이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국제유가 상승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로이터는 최근 백신 호재와 OPEC+ 감산연장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수요타격이 지속되면서 내년 유가 상승요인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로이터는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내년 브렌트유 평균가격을 49.35달러, WTI는 46.40달러로 전망하고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가 돼야 백신과 경제회복에 따른 유가상승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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