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정관에너지 지분 100%를 200억에 인수키로 최종 합의
기존 열병합·집단에너지와 시너지, 분산에너지 특구도 겨냥

[이투뉴스] SK E&S가 부산정관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 구역전기사업에 새롭게 진출한다. 기존 열병합발전 및 집단에너지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분산에너지 특구 등 에너지신사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K E&S는 부산정관에너지 인수를 위한 실사 등을 모두 마치고 양측이 지분매각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 정관에너지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KIAMCO)이 보유한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하는 조건으로, 매매금액은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산업부 전기위원회로부터 구역전기사업 양수도인가를 받으면 곧바로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정관에너지 열저장탱크 모습.
▲부산정관에너지 열저장탱크 모습.

부산정관에너지는 부산 정관신도시 2만7000여세대 및 상업지구 등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구역전기사업자다. 1999년 집단에너지 허가를 받았다가,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구역전기사업으로 전환했다. 전기는 100MW, 열 147Gcal/h의 설비규모를 갖추고 있다.

최초 현대건설이 투자했으나 이후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중소기업은행, 사모펀드 등으로 대주주가 수차례 변경됐다. 설립이후 영업이익조차 내지 못한 채 만성적자에 시달린 것이 영향을 끼쳤다. KIAMCO가 들어온 이후 리파이낸싱을 통해 작년에 처음으로 영업이익(2억3252만원)을 냈다. 근래 포화수요에 도달하면서 매출액이 4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작년기준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불안하다.

SK E&S가 부산정관에너지 인수에 나선 것은 기존에 운영하는 열병합발전 및 집단에너지 분야와 결합할 경우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SK E&S는 수도권의 하남 및 위례신도시(나래에너지서비스), 부산 명지지구에서 집단에너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에코델타시티 집단에너지사업권도 갖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은 자회사인 부산도시가스를 통해 전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물론 명지지구 및 에코델타시티에서 집단에너지사업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관에너지 인수효과가 더욱 클 것이란 평가다. 도시가스-지역난방 간 사업영역을 둘러싼 마찰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통합·연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산정관에너지가 단순 집단에너지를 넘어 전기직판이 가능한 구역전기사업이라는 것도 이번 인수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구역전기업종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에너지프로슈머, VPP(가상발전소) 등 에너지신사업을 펼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산업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구역전기사업지구를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 전력거래 특례를 통해 각종 에너지신사업을 실증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SK E&S는 정관에너지를 인수해 이 곳을 에너지신사업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 E&S 역시 이같은 가능성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인정했다. 회사관계자는 “부산정관에너지 인수는 현재 사업자 간 합의를 마친 상태로, 산업부로부터 승인을 받는 최종절차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인수한 이후 구역전기에 대한 사업효율화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분산에너지시스템 및 전력거래 특례분야에 대한 다양한 시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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