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변동성 큰 국제 천연가스시장 거래조건
[글로벌 이슈] 변동성 큰 국제 천연가스시장 거래조건
  • 채제용 기자
  • 승인 2021.01.04 08: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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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용 박사(한국도시가스협회 상무)

30년 전 경직된 계약관행 개선…합리적 수급계약 기대

[이투뉴스] 뉴욕상업거래소가 1983년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2020년 4월 20일의 WTI 6월 인도분은 -37.63$/bbl ! 죽음의 계곡으로 묘사될 정도로 심각했던 유가는 11월 30일 현재 45.20$/bbl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제 천연가스시장의 Covid-19 영향
국제 천연가스시장도 덩달아 요동치면서 Covid-19로 인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전년보다 무려 13%나 성장했던 2019년 국제 천연가스시장에 비해 2020년은 코로나 영향으로 수입과 수출, 투자 등 총체적 위축, 위기 국면이다. 

수요 격감은 공급 감소와 초과공급의 악순환이 불가피했고, 생산량 감소에 따른 신규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되었다. 2019년에는 LNG 신규 프로젝트가 사상최대를 기록했으나 FID의 2020년 상반기 신규 수출 프로젝트는 전무했다. 엑슨 모빌이 지난해 8월 24일 다우존스 30 지수에서 퇴출된 사례에서 보듯, 시장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은 급증하고 기업의 투자는 대폭 위축된 한 해로 평가된다.

한편, 미국의 셰일가스는 2020년 1월 중순 mmBtu당 2달러 선이 붕괴된 이후, 경제난과 더불어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수요위축이 가세하여 7월 말에는 1달러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EIA는 2020년 헨리허브 가격은 전년 대비 mmBtu당 0.64달러 하락한 1.93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거래조건의 변화 : 유가연동제의 이탈추세 확산  
전통적으로 가스 허브가 발전한 미국이나 EU와 달리 아시아 지역은 유가연동 가격구조로 천연가스 가격이 책정됐다. 그러나 국내 LNG 도입가는 JCC보다 약 4~5개월 후행하여 국제 유가가 대폭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스가격은 인상되는 등 소비자 체감도와 괴리가 생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아시아지역에서 유가연동 가격구조 이탈 추세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이미 2019년~2020년 상반기에 현물가격과 계약가격 간 격차가 발생했다. 폐쇄적인 유가연동 가격구조에 대해 그 동안 고가의 유가연동 계약에 묶여 있던 구매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국제 천연가스시장의 환경변화로 구매자가 상당한 협상력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이 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비록 소수이긴 하나 중재 사건의 사례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지역의 경우 시장 자유화와 관련, EU의 새로운 규정을 기반으로 유가연동 가격에서 허브 기반 가격으로의 전환요구가 시작됐다. 이런 관점에서 JKM 마커가 중요한 가격 벤치마크가 되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유가연동 LNG 가격책정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계약기간 및 물량 구조의 변화 
전통적인 국제 천연가스시장은 대규모 투자, 장기계약, TOP 등 석유시장보다 휠씬 경직된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동안은 장기계약과 대규모 계약물량 구조가 거래관행이었다. 그러나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미국 셰일 업체 파산 위기 속에 구매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조건이 변화하고 있다.

첫 번째 변화는 계약기간의 단축이다. 2020년 상반기에 20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총 계약물량 가운데 10%에 불과하다. 장기계약 도입가격과 LNG 현물가격 간 격차 발생에 따라 구매자들은 판매자에게 유가연동비율 인하를 요구하게 된다. 2020년 6월까지 장기계약을 통한 도입가격이 LNG 현물가격보다 $6/MMBtu 이상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표 1>에서 보듯 2020년에 체결된 27건의 국제 LNG 계약에서 20년 이상 장기계약은 금년 6월에 셈프라와 미츠비시 간에 체결된 계약 등 모두 3건에 불과하다. 15년이 4건, 10년이 8건 등 중장기 계약 사례가 줄고 10년 이하 계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둘째, 계약 물량 규모도 점차 감소되고 있다. 건당 400만 톤 이상 계약은 최근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으며 건당 100만~200만톤의 거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장기 SPA(Sale and Purchase Agreement) 계약관행의 변화
세계 천연가스 공급과잉은 장기계약 대신 스팟과 단기물량 거래 증가를 가져왔으며, 공급자간 경쟁이 확대되면서 SPA의 불공정 관행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미 도착지 제한조항은 구매자 우위시장 전환으로 도착지 제한을 유연하게 하는 계약이 90%에 달한다. Take or Pay 조항도 트레이딩기법의 발달 등으로 상당부분 개선됐다. 최근에는 현물과 장기계약 간의 가격격차가 확대되면서 구매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JKM의 벤치마크 신뢰도 증가, LNG 현물과 유가연동 간 가격격차 확대 및 구매자의 압박 등으로 실질적인 SPA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격 교섭재개 조항(price re-openers), 가격 재검토 조항(price review clauses), 소비처 전환(diversion) 및 리세일 등 새로운 SPA 메카니즘에 대한 공급자들의 인정 수준이 늘어남에 따라 유연한 장기시장이 도래하고 있다.

우드맥킨지(2020 3Q)는 Covid-19 영향으로 구매자들이 감량권(DQT) 행사 등 LNG 계약 감축수단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량권 행사는 현물가격과 계약가격 격차로 인해 구매자가 임의의 계약 수량을 지정하는 것이나, 다수의 계약이 ‘계약 수량의 DQT>10%’를 계약서상 포함하고 있지 않아 시장에서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계약상의 규정범위를 벗어나 배송 일정을 연말로 변경하는데 공급자가 동의한 사례가 있다. 토탈, 우드사이드, 산토스 및 오리진의 경우 모두 구매자가 콘택트 플랙스빌리티를 행사함으로써 2020년 2분기 실적에서 계약 판매량이 감소하였다. 쉘과 토탈은 이집트와 오프테이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구매자들은 SPA 상 가능하다면 패널티를 지불하더라도 계약가격 대비 훨씬 저렴한 스팟을 구매하기 위해 계약물량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뉴 포트레스 에너지는 센트리카에 계약물량 8개 카고 를 취소통보(패널티 1억500만달러 지불)하고 대신 스팟물량을 구매했다. 파키스탄 스테이트 오일 및 파키스탄 LNG Ltd는 Gunvorand Eni와의 5년 계약과 관련하여 6개 카고 취소 조항을 검토 중이다.

Covid-19로 인한 수요 급감, 항구 인프라 접근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일부 구매자가 계약된 LNG 배송에 불가항력 조항(Force Majeure, FM)을 선언하는 경우도 있다. 페트로넷, CNOOC 및 페트로차이나 모두 록다운 절정 시기에 예정되었던 배송에 대해 FM을 요청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FM 조항이 적용되어 이후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국내 수급계약은 여전히 과거 진행형

그러나 국제 LNG시장과 달리 국내 가스시장은 변화를 거부한다. 경직된 국내 천연가스 수급계약은 개선되어야 한다. 이미 국제 천연가스시장에서 20년 장기계약 물량이 10%에 불과한 현실에서 가스공사가 일반도시가스사업자와의 계약기간을 20년 장기를 고집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계약조항의 명확한 해석을 위하여 해지사유도 명확히 하여야 한다. 정부의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 도시가스사와 산업체의 계약기간(10년 이하) 및 민법의 채권소멸시효 등을 고려해도 20년의 계약기간은 지나치게 장기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계약기간을 20년으로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규정이 없음에도 계약기간을 20년으로 규정하는 것은 약관규제법의 규율에도 반한다.

또한 가스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산업구조상 LNG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발전사업자와 집단에너지사업자와는 개별요금제 등 탄력적인 거래를 확대하면서 일반 국민이 주고객인 도시가스부문에 대해서는 장기계약을 강요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

◆맺음말
Covid-19 위기로 이미 공급초과시장이 더욱 심화되고 수요회복의 속도와 패턴은 불확실하며, 수요와 공급 모든 면에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NG산업은 양자 거래가 주가 된 전통적인 방식에서 시장기반 거래로 변할 것이다. 구매자 다양성 확대, 단기 또는 현물기준 LNG 거래량 증가 등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구매자 우위시장을 활용한 신속하고도 전략적 접근을 통한 양질의 물량을 확보하여 국민 편익에 기여해야 한다. 구매자 우위시장에서는 유가연동 기울기가 하락한다. 타이완 CPC가 미국 쉐브론과 10% 대의 우량한 계약을 성사시킨 사례가 좋은 예이다.

우리는 이미 좋은 기회를 놓치고 역사적 유가연동 평균기울기(14%)로 회귀하고 있다. DOE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2020년 1~3분기 평균 LNG 수출가격에서 한국은 5.13$/Mcf로 33개 국가 중 21번째로, 파키스탄(3.70$), 벨기에(3.79$), 프랑스(4.86$), 대만(4.94$) 보다 높은 가격에 도입하고 있다.

국제 천연가스시장은 장기 SPA의 경직된 계약관행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LNG 수입량 세계 3위, 미국 셰일가스의 약 17.5%를 수입하며 단일 회사로는 세계 최대 수입사가 있는 LNG 수입 대국이다. SPA의 거래조건 변화를 직시하여 구매자 우위시장에서 우리의 주장과 요구가 충분히 관철되길 희망한다.

아울러 국제 천연가스시장 거래조건 변화에 맞게 국내 소비자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그간의 사정변경을 고려하여 30년 전의 경직된 계약 관행을 개선하여 수급계약이 합리적으로 변경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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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2021-01-09 03:07:58
기사 잘봤습니다. 천연가스시장에 대해 알아보던 중 많이 알고 갑니다. 어디 분야든 우리나라의 관료적 관행, 프로세스가 항상 발전에 저해가 되는듯 해서 많은 기회를 놓쳐 안타깝습니다. 모든 원인 전부 책임을 지기 싫어서 이리저리 전화만 돌리고 있는거겠죠..?

가스장 2021-01-05 21:54:58
오 보통 기사가 몇줄에 그치는데 좀더 상세한 분석기사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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