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자고 약속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지 올해 12월로 5년을 맞았다. 세계 195개국이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지만 지금도 지구 기온은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IMO)의 ‘2020년 지구기온 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 1~10월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보다 1.2도가량 높았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더웠던 해는 올해를 포함해 2016년 2019년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리협약이 체결된 2015년부터 2020년까지가 가장 더운 6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지구 평균기온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2015년 처음 400ppm을 넘어선 이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작년의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5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10년간 증가율은 해마다 2.37ppm이었으나 작년에는 2.6ppm으로 드러났다.

협약 체결이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기상이변을 겪었다. 한국의 장마는 올 여름 중부지방에서 54일간 지속됐으며 호주는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형 산불이 번져 한반도 면적의 85%에 이르는 18만 평방km의 숲이 사라졌다.

파리 기후협정은 체결된 직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그동안 선거 공약에서 미국의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박은 것은 다행스런 일로 평가되고 있다.

파리협약 체결 5주년을 맞아 열린 유엔 기후목표 정상회의는 날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70여명의 정상이 참가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열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에서 파리협약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는 기후위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며 각국이 탄소 중립 상태에 도달할 때 까지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해달라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리가 진로를 바꾸지 않는다면 21세기 안에 기온이 3.0도 이상 상승하는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정상회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를 비롯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탄소배출량을 더 감축하겠다며 목표치를 상향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68%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새로운 화석연료 매장 탐사지원을 중단하고 신규 석탄공장 건설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보다 65%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적 노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결과는 역시 답답한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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