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서 나오는 염화칼륨 함유 먼지 및 CO2를 탄산광물로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전환까지 가능한 친환경기술 개발

[이투뉴스]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멘트산업의 체질을 개선해줄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시멘트에서 나오는 먼지와 온실가스를 탄산광물이라는 유용한 자원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미세먼지연구단 정순관 박사 연구진은 산학연 공동으로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은 동시에 줄이고, 폐플라스틱 사용은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에는 평화엔지니어링, 에니텍, 고등기술연구원, 경기대, 공주대가 참여하고 있다.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군인 시멘트는 온실가스를 기술적으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시멘트 제조 시 열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은 유연탄보다 탄소배출계수가 작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연료비용을 줄이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폐플라스틱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Cl)성분과 광물로부터 발생된 칼륨(K)이 농축된 먼지(시멘트 킬른 더스트)가 많은 양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염소 농축 먼지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처리할 때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폐플라스틱 활용 확대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시멘트 제조 시 배출되는 폐기물인 염화칼륨(KCl) 함유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하는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염화칼륨이 물에 잘 녹는 성질(용해도 339.7g/L, 20℃)에 착안해 추출을 통해 염화칼륨 함유 먼지로부터 염화칼륨을 99% 제거하는 공정이 그것이다. 이때 세정에 사용된 물은 역삼투압 방법을 이용해 염화칼륨을 분리하고 세정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적용해 물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염화칼륨이 제거된 미세 먼지 잔여물은 70% 이상이 생석회(CaO)로 구성돼 있어 탄산칼슘으로 전환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탄산화 반응의 원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폐플라스틱 연소에 의해 발생된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전환하는 각각의 공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하나의 반응기에서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경제적인 공법이라는 설명이다.

시멘트 공장 현장에 설치된 파일럿 규모(하루 100kg) 평가에서 이산화탄소 제거율 97.5%, 흡수된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산칼슘으로의 전환율은 100% 성능을 보였으며, 초미세먼지(PM2.5)를 90% 제거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이산화탄소로부터 생산한 탄산칼슘은 도로용 건자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시멘트산업의 당면과제는 대체연료 개발과 온실가스 저감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대체연료 확대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온실가스로부터 가치 있는 물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더불어 탄소중립 실현과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평가된다.

▲연구진이 폐기물 활용 이산화탄소 일체형 공정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연구진이 폐기물 활용 이산화탄소 일체형 공정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이밖에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폐자원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유용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어 시멘트산업뿐 아니라 발전, 제철, 소각로 등 다양한 사업장으로 적용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정순관 에기연 책임연구원은 “시멘트 산업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역발상의 기술로, 국가 탄소중립 실현 및 폐플라스틱 대란 해소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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