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마크·UKCA마크 병용→내년부터 UKCA마크만 인정
보일러시장 한국보다 1.5배 규모…수출 3년간 지속 성장세

▲보일러 수입 세계 2위인 영국이 브렉시트로 인증체계가 바뀜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국내 보일러제조업체의 움직임이 바쁘다. 사진은 가스보일러 자동 조립라인.
▲보일러 수입 세계 2위인 영국이 브렉시트로 인증체계가 바뀜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국내 보일러제조업체의 움직임이 바쁘다. 사진은 가스보일러 자동 조립라인.

[이투뉴스] 브렉시트가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2022년부터 가스보일러 등 영국에 수출하는 제품에는 영국 고유 인증인 UKCA(UK Conformity Assessed)마크만 인정된다. 이에 따라 영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과 유관기관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승우)은 14일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 시험인증 대응방안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달라진 기술규제 현황을 공유하고 수출 기업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줌을 활용한 온라인 영상세미나인 설명회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주관해 산업계, 시험·연구기관, 협회, 단체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인 브렉시트가 올해 1월 1일 발효됨에 따라 영국의 시험인증 전환·활용에 대한 최신 기술규제 동향을 국내 수출기업에 소개하고 전문가와의 질의응답을 통한 기술규제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하기 위한 일환이다.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하면서 EU 적합성 평가 제도인 CE(Conformite Europeenee)마크를 대체하는 영국 자체 적합성 마크인 UKCA를 도입해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UKCA마크는 장난감 안전, 개인보호장비, 에코디자인 등 18개 품목군과 의료기기, 건설제품, 민간폭발물 등 특별규정 4개 품목군에 적용된다. 종전에 CE마크를 부착해 온 대부분의 상품이 이에 해당된다. UKCA마크는 2021년 1월 1일부터 취득 가능하며, 2021년 12월 31일까지 1년간 인증전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올 한 해 동안은 CE마크 부착제품도 영국에서 판매할 수 있지만 2022년부터는 CE마크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국내 수출기업이 영국의 기술규제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UKCA마크 사용지침서’를 해외기술규제 정보시스템과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내 기업에 전파해온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번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수출기업 관계자들에게 새롭게 적용되는 인증 제도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브렉시트 경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한 브렉시트 시행으로 즉각 발효된 한-영 FTA의 주요 내용과 적합성 평가를 위한 활용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 간 FTA는 2019년 8월 22일 정식서명이 이뤄진데 이어 브렉시트 시행과 동시에 정식 발효됐다.

영국은 국내 가스보일러 제조업체들이 주목하는 시장이다. 영국의 연간 보일러 시장규모는 170만~180만대. 우리나라 가스보일러 시장이 연간 120만~130만대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보다 1.5배 가까이 크다.

영국 가정용 보일러의 95%는 콘덴싱 제품이며, 2500만 가구가 천연가스 중앙난방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영국은 독일에 이어 보일러 수입규모 세계 2위 국가로 2019년 영국의 보일러 수입은 전년대비 6.7% 감소한 4억408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의 경우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변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년대비 두자리수 감소율을 나타낸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84.4% 증가한 115만 달러를 기록했다. 터키에 이어 비EU 수입대상국 2위인 우리나라는 지난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현지 판매법인을 운영하는 경동나비엔을 비롯한 국내 보일러제조업체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이다. 보일러 해외시장 진출을 선도하는 경동나비엔의 경우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인증 획득을 추진 중이다. 브렉시트 이후 시장 변화에 대한 사전 예측을 기반으로 UKCA, CE 인증 발급이 모두 가능한 현지 인증기관을 통해 인증 획득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김규로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대응국장은 “우리 기업의 대 영국 수출금액은 2019년 기준 55억 달러”라며 “이는 영국이 EU에서 독일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선박, 자동차, 전기전자, 철강, 화장품 및 의료기기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제품이 전체 수출액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인증제도 변경에 따른 수출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국의 규제 변경 동향을 신속하게 수집해 기업과 공유하는 한편 양국 정부 간 대화 채널을 통해 우리 기업의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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