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전사 “정확한 도입단가 공개 안해 선택권 제한”
가스공사 “개별요금제나 경쟁입찰 계약 비교선택 가능”

▲글로벌 LNG가격이 상승랠리를 이어가면서 한국가스공사 공급가격에 대한 투명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인천 LNG기지.
▲글로벌 LNG가격이 상승랠리를 이어가면서 한국가스공사 공급가격에 대한 투명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인천 LNG기지.

[이투뉴스] 정부의 탈원전을 주축으로 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LNG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LNG공급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이라는 일시적 변수도 작용하겠지만 그동안 공급과잉으로 바이어 마켓이던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이 긴축으로 전환돼 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앞으로도 LNG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플라츠에 따르면 12일 한국과 일본 현물시장에서 LNG가격은 100만BTU(열량단위)당 32.494달러로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 8.065달러에서 한 달여 만에 4배나 오른 수준이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반구의 여름철 LNG공급 상황도 매우 타이트한데다 유럽의 재고도 크게 떨어져 올해 글로벌 LNG가격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지역 LNG지표인 TTF(네덜란드 가스 허브)와 동북아 LNG지표인 JKM(일본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지난해 각각 MMBtu당 3.2달러, 3.9달러였는데 올해 TTF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약 80% 오른 5.6달러, JKM 평균가격은 2배에 달하는 7.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LNG가격이 상승랠리에 들어가면서 국내 LNG시장을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이는 LNG직수입자와 한국가스공사의 신경전이 뜨겁다. 가격 상승세와 하락세에 따라 셈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의 LNG공급가격에 대한 투명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매체에서 한국가스공사가 통상 도입 물량 계약가의 평균가격으로 수요처인 민간발전사에 원료를 공급하는데 도입단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하며 가격정보 투명성이 이슈화된 것이다.

이는 민간기업이 매년 직수입 비중을 확대하려는 배경이기도 하다. 2005년 33만톤으로 전체 수입의 1.4%에 그쳤던 LNG직수입은 2019년 730만톤 17.8%로 올라선데 이어 지난해는 92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체 물량의 22.4%를 차지했다. 제13차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르면 2025년 이후 LNG직수입 물량은 연간 1000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4%에 이른다.

직수입자도 2005년 발전용과 산업용 각각 1개소였으나 11개소로 늘어났다. 포스코, GS에너지, SK E&S 등 민간기업의 직수입 확대뿐 아니라 발전공기업도 LNG직수입에 나서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125만톤을 직접 들여오던 중부발전에 이어 서부발전(140만톤), 남부발전(50만톤), 동서발전(55만톤), 남동발전(80만톤)도 2022년부터 차례로 직수입을 시작한다.

한국가스공사는 민간 발전사들에게 LNG직수입 대신 개별요금제를 선택하라고 권유하고 있으나 민간 발전사들은 정확한 도입단가 정보를 알아야 한국가스공사와 직수입 중 어떤 게 더 유리할지 판단해 선택할 수 있는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개별요금제는 평균요금제와 달리 개별 수입계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각각의 가격 및 조건을 바탕으로 요금을 산정·부과하는 제도다.

글로벌 시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LNG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의 독점구조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 가스공사 "원료비, 공급비 등 매월 공개" 반박 

이처럼 LNG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한국가스공사가 평균 공급가격을 공개하지 않아 수요처의 선택이 제한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가스공사는 평균 원료비를 공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원료비와 공급비 등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을 매월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며, 누구나 제한 없이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 발전사의 개별요금제 또는 직수입 선택에 대해서도 충분히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발전사는 2022년 1월 이후 신규 또는 계약이 종료된 발전소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 또는 직수입 중 가격 및 공급조건을 비교한 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스팟 가격 급등은 2022년 이후 시행될 예정인 개별요금제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민간 발전사는 가격 수준을 포함한 국제 LNG시장 정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개별요금제를 협의하거나 경쟁입찰을 통해 해당 발전소에 맞는 계약을 비교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에너지정책들이 에너지믹스에서 차지하는 천연가스 비중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바이어 마켓이었던 글로벌 LNG시장의 변화와 LNG수요 전환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사안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LNG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한국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가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키는 가운데 국내 천연가스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한국가스공사와 직수입자의 신경전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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