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해상풍력 계획입지제도는 탄소중립 필요조건
[칼럼] 해상풍력 계획입지제도는 탄소중립 필요조건
  • 이종영
  • 승인 2021.0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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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이종영] 기후변화는 코로나19 이상의 위험으로 현세대와 후세대에 예측하기 어려운 크나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코로나19 종식 후 인류가 공동으로 대체하여야 할 과제라는 데에는 거의 대부분 일치하고 있는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방안은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이제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 모든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자유를 위한 필수과제로 자리매김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탄소중립 선언 후 2050 저탄소발전전략 보고회의에서 ‘탄소중립은 우리 정부의 가치 지향이나 철학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요구되는 새로운 경제, 국제질서’라고 강조하였다.

유엔은 2015년 타결된 파리협정의 회원국에게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올해 말까지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파리협정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산업국가로서 온실가스를 적지 않게 배출하는 국가에 속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오래전부터 온실가스감축을 위하여 신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촉진 제도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한 바 있고, 현재는 공급의무화제도로 발전시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감축을 위하여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과 거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국가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온실가스감축에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노력만으로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적잖이 듣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대폭적으로 높이는 것이 첩경이다.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을 대폭적으로 확대하지 않고는 발전부문, 산업부문, 수송부문 등에서의 탄소중립 실현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상 석유,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에너지 빈곤 국가로, 대부분의 화석에너지 자원을 수입해왔다. 그런데 재생에너지 시대에도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기에 적합한 대규모 토지가 너무나 부족하다. 대한민국은 금수강산을 자랑하는 국가로 어느 하나 버릴 곳 없이 아름답고 가치 있는 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전기 생산을 위해 금수강산을 태양광 패널로 설치하기에는 득보다 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태양광발전을 위해 산지와 농지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오히려 기후변화에 역행할 수 있다. 태양광발전에 친화적이지 않은 국토를 가진 우리나라는 수상 태양광발전으로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상당한 한계가 있다.

태양광발전 외의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풍력발전이 고려될 수 있다. 풍력발전의 핵심자원은 풍력발전에 적합한 바람의 질과 풍력발전시설을 설치로 주변지역의 주민에게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에서 산지가 약 70%의 면적을 차지하기 때문에 풍력발전에 적합한 평지가 육상에는 거의 없다. 육상에서 풍력발전에 적합한 유일한 지역은 바람이 막힘없이 지나가는 산등선이다. 산등선은 비교적 바람이 막힘없이 지나가면서 풍력발전을 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그러나 산등선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여 관리하기 위하여 산등선까지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산림훼손이 불가피하다. 그뿐만 아니라 산지 주변에 생활 터전을 잡은 주민에게 저주파소음으로 인한 다양한 피해를 유발하고, 자연경관도 적지 않게 훼손한다. 육상 풍력발전의 대안으로 해상 풍력발전이 고려될 수 있다. 해상은 바람의 길을 가로막는 높은 산이나 건축물이 없어 풍력발전에 최적지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2030년까지 해상풍력 보급목표를 12GW로 설정한 바 있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상 풍력발전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해상 풍력발전의 비중이 적은 이유는 일차적으로 지역주민의 반대와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규제에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풍력발전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제도는 소위 ‘계획입지제도’라고 할 수 있다.

계획입지제도는 바람의 강도와 질, 어업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풍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을 국가가 선정하고, 해당 지역주민과 풍력발전단지로 합의된 지역을 지정하여 해당 지역의 해상에 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하게 하는 제도이다. 풍력발전 계획입지제도를 통해 풍력발전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는 한편 풍력발전보다 어민의 생존권이나 해양생태계 보전이 더 중요한 경우 해당 지역의 해상에서는 풍력발전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 이로써 풍력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시행되는 난개발을 방지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규모 풍력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미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에서는 해상 풍력발전을 위하여 계획입지제도를 도입하여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국가계획을 수행하고 있다. 덴마크는 중앙정부가 해상풍력에 적합한 부지조사를 하여 해상풍력에 적합한 지구를 지정하고, 해당 지구에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서 법령상 규제 장애를 완료한 후에 풍력발전사업자로 하여금 풍력발전사업을 하도록 하는 계획입지에 기반한 소위 ‘원스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더는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우리 시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 세계의 관심은 기후변화 대응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은 우선 발전부문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로 산업공정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산업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폭 감축할 수 있다. 또한 수송부문에서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기로 순수전기차나 수소전기차를 운행하게 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탄소중립은 해상 풍력발전의 확대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이를 위하여 해상 풍력발전 계획입지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해상 풍력발전을 활용하지 않고는 도달하기 쉽지 않은 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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