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원회, 수질도 3등급 이상으로 개선…환경부에 권고
사실상 주운은 폐지 주문, 터미널·부두는 박물관·숙박시설로

[이투뉴스] 인천에서 서울로의 수상운송을 위해 만든 경인 아라뱃길의 수질을 개선해 사실상 수운기능이 아닌 문화·관광 중심의 친수구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환경부 역시 조만간 이러한 방향으로 아라뱃길 기능재정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인 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위원장 허재영)는 아라뱃길의 기능개선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한 경인 아라뱃길 공론화 과정을 마치고, 최종 권고문을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권고문은 아라뱃길의 수운기능을 야간으로 축소 또는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친수문화 중심으로 용도를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론화위원회는 2년여 동안 29차례 회의를 통해 과거 사업추진 시 문제점과 제도개선 사항을 도출했다. 아울러 작년 9월에는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숙의·토론회(시나리오 워크숍)를, 10월에는 주변지역 주민 90여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에서 선정한 최적대안을 토대로 정책 권고문을 작성했다.

경인 아라뱃길은 개통(2012년 5월) 이후 홍수조절 기능은 당초 목표를 달성했으나, 항만물류 실적은 당초 계획대비 8∼11% 수준으로 저조해 사회적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 학계, 시민사회, 지역주민 등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기능재정립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는 환경부에 제시한 권고문을 통해 가장 먼저 대규모 운하건설 사업 등을 추진할 때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확고한 사업 목적과 목표 그리고 충분한 의견수렴 및 투명한 공론화라는 원칙과 기준에 입각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인운하 건설당시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의미다. 

기능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인 아라뱃길 활용방안도 내놨다. 특히 물류·여객 중 주운 기능은 야간에만 운행할 수 있도록 축소하고, 향후 화물수송 실적을 모니터링해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운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4∼5등급을 오가는 수질을 3등급 수준으로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추가 수질오염 저감을 통해 2등급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강 및 굴포천 수량을 활용하는 한편 굴포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 등 수질개선 방안을 시행하도록 했다.

현재 있는 항만 중심의 시설은 시민여가 및 친수문화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주운 축소가 이뤄지는 만큼 김포 컨테이너 부두를 환경박물관, 숙박시설과 같은 친수문화공간으로 바꾸는 한편 김포·인천 여객터미널 역시 해양체험관 같은 문화관광시설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무동력선 등과 같은 2차 접촉 친수활동 활성화도 권고했다.

허재영 위원장은 “이번 권고는 공론화위원회의 심도 있는 검토와 시민들의 숙의 과정을 통해 도출한 것”이라며 “아라뱃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협의를 통해 권고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공론화위원회 권고를 바탕으로 물류 중심의 경인 아라뱃길 시설물을 시민여가 및 친수문화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해수부, 국토부, 수자원공사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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