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대체가스 개발사에 큰획…전력기기 그린뉴딜 기여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육불화황(SF6) 대체가스 개폐장치 시제품.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육불화황(SF6) 대체가스 개폐장치 시제품.

[이투뉴스] 국내 연구진이 육불화황(SF6)을 사용하지 않는 저탄소 전력 개폐장치를 개발해 화제다. SF6는 지구온난화 지수가 2만3500(이산화탄소 대비 온실가스 농도)인 초고농도 온실가스 유발물질로, 선진국도 아직 온전한 대체가스를 개발하지 못했다.

전기연구원(KERI)은 신전력기기연구센터 송기동·오연호 박사팀이 SF6를 대체하는 친환경 가스와 72.5kV 31.5kA급 개폐장치 설계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국내 전력기기업체인 선도전기와 개폐장치 제작·시험도 완료했다.

개폐장치는 전류의 흐름을 막거나 계속 흐르게 하는 일종의 스위치다. 정상적인 회로 상태에서도 사용자가 필요 시 임의로 회로를 켜거나 끌 수 있어 전기회로에 이상전류 시 이를 감지해 전류를 차단하는 차단기와는 차이가 있다.

그간 국내외 제조 개폐기는 SF6를 대체할 가스가 없어 불가피하게 고농도 온실가스 물질을 사용해 왔다. 일본이 개발한 대체가스는 유전자변이를 일으켜 문제가 됐고, 미국의 대체 물질 역시 온난화 효과로 대안이 되지 못했다.

▲전기연구원 송기동·오연호 박사
▲전기연구원 송기동·오연호 박사

하지만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대체가스는 인공 합성 물질이 아닌 자연의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한 물질로 기존 SF6 대비 절반 가량 저렴하며, 이 가스를 사용한 개폐장치도 절연성능과 차단성능이 우수하다.

특히 지구온난화 지수가 1 미만이어서 매우 친환경적이란 평가다. 국내 전체 72.5kV 개폐장치를 이 물질로 대체할 경우 연간 온실가스 600만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개폐장치를 소규모 분산전원간 계통연계를 위한 송전선망용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초고전압 개폐장치 시장규모는 약 33조원 규모로 탄소중립 선언 및 신기후체제 출범 등에 따라 친환경 설비 개발압박이 커지고 있다.

개발자인 오연호 박사는 "SF6 대체가스와 이를 적용한 전력기기는 그간 해외 선진업체가 주도해 온 고난도 기술 영역이었으나 이보다 친환경적이고 인체에도 무해한 가스와 개폐장치를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72.5kV 이하 배전급 개폐장치 뿐만 아니라 145kV급 이상 초고전압 기기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어 국내 전력기기 업체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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