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늬만 ESG 경영이 많다
[칼럼] 무늬만 ESG 경영이 많다
  • 황상규
  • 승인 2021.02.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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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규 ISO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황상규 ISO26000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황상규
ISO26000
한국전문가포럼
공동대표

[이투뉴스 칼럼 / 황상규] 최근 많은 기업들이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삼성은 태양광, 풍력으로 RE100을 달성하는 것으로 ESG를 하겠다고 하고, SK는 ESG 경영을 위하여 SK야구단을 팔았다고 하고, 포스코는 ESG 경영을 위해 사무실에서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쓰기로 했다고 한다. 

ESG 경영은 말 그대로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 분야의 경영 과제를 종합적으로 챙기면서 기업경영을 하자는 것이고, 투자자 및 투자기관들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도록 견인하자는 취지다. ESG 개념은 2006년 UN 책임투자원칙(PRI)이 국제적으로 ESG를 고려한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여 시작되었다. 현재 이 기구에는 한국의 국민연금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3635개 투자사 및 자산가, 투자 관련 서비스 기관 등이 가입돼 있다. 

UN PRI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ESG 이슈를 보면, 일부 대기업들이 홍보하고 있는 태양광, 풍력, 야구단, 텀블러 수준의 의제가 아니라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분야별로 다양한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E) 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한 토지 사용, 플라스틱, 물, 가압파쇄 자원개발, 기후변화와 메탄, 생물종 다양성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사회(S) 분야에서는 인권, 노동, 고용관계, 분쟁지역 이슈 등을 점검하고 있고, 거버넌스(G) 이슈로는 탈세문제, 경영진보수, 청렴부패, 이사선임, 사이버안전 등의 의제를 다루고 있다. 

ESG 경영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환경, 사회, 경제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의 항목과도 유사하고, ISO26000 사회책임 가이던스 7대 핵심주제(거버넌스,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공정운영, 지역사회발전)와도 일맥상통하며 UN SDGs 지속가능발전목표 17대 과제와도 연관성이 많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해 왔는데, 사회적 가치 경영 또한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의 한 변형이라 할 수 있고, ESG경영 또한 이러한 흐름과 관련성이 높다. 이들 경영체제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지속가능발전’인데, 추진 주체와 적용하는 상황이 약간씩 다를 뿐 그 본질은 같다. 

ESG경영은 물론,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진정한 의견을 수렴했다면, ESG 경영이 위에서 예로 든 태양광, 풍력, 야구단, 텀블러식 접근으로 귀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과정은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다. 무엇이 중요한지 도출해내는 과정이다. 전략적 경영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 열가지보다 중요한 것 한가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 중요성은 무엇이며 누가 결정하고, 평가하는가? 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ESG 경영을 심화하는 과정이다. ESG 경영에서도 중대성평가 프로세스는 매우 중요하다. 

세 번째 중요한 과정은 가치사슬(value chain) 개념에 입각하여 협력업체 공급망(supply chain)까지 ESG 경영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조직과 조직간에 서로 다양한 가치사슬로 복잡하게 엮여 있다. 이렇듯 연결성으로 사회를 보지 못하면 잘못된 진단이 나올 수도 있고, 사회적 비용을 다른 곳으로 잘못 전가하게 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네 번째로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공시의무화제도에 부합하여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미 2014년 4월, 종업원수 500인 이상의 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 관련 사회보고 공시를 의무화한 바 있고, 지난달(1.14)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마지막으로는, ESG 경영도 계속 변화 발전한다는 점이다. ESG경영에서 현재 취약한 분야는 기업인권정책, 산업재해, 비정규직 차별문제, 소비자보호, 지역사회발전에 대한 기업의 역할인데, 앞으로 시간이 가면서 ESG 경영의 범주는 더욱 넓어지고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UN PRI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은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와 GRI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 ISO26000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들과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특히, 이들 지침서들은 대부분 1948년 세계인권선언 이후 국제노동기구(ILO)협약, 기후변화협약,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유엔 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 등 이제까지 나온 국제적 지침들을 대부분 포괄하고 있어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ESG 경영에서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분야 모두가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환경,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저감, 탄소중립 이슈가 가장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올 1월 당선된 미국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의 1호 공약도 바로 적극적인 환경 대책이었고, 취임과 함께 파리기후협약에도 재가입했다. ESG를 포괄하는 지속가능경영은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것으로 환경이슈, 특히 기후변화 이슈는 특별히 중요하다.  

UN 책임투자원칙(PRI)이라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투자기관, 금융기관, 연기금으로부터 시작된 ESG 바람은 어느새 많은 기업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제대로 된 ESG 경영을 통해 환경과 사회와 거버넌스를 점검하며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구현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어떤 기업은 무늬만 ESG인 외피를 두르고, 우왕좌왕 바다를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제 기업 경영의 상식이 되어버린 지속가능경영, 사회책임경영, ESG 경영을 제대로 뿌리내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내실있게 발전해 가는 기업들이 더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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