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硏 방욱·나문경 박사팀 특허출원도 완료
세계 시장 80% 점유 日 장비 수입대체 기대

▲전력반도체용 SiC 소재 결함 분석 및 평가기술을 개발한 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 (왼쪽부터) 정현진·방욱·나문경 연구원. ⓒ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용 SiC 소재 결함 분석 및 평가기술을 개발한 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 (왼쪽부터) 정현진·방욱·나문경 연구원. ⓒ전기연구원

[이투뉴스] 국내 연구진이 전력반도체 성능저하의 원인인 탄화규소(SiC, Silicon Caribide) 소재 결함을 조기 분석·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일본산 장비 수입 대체의 길을 열어 제쳤다. 전기연구원은 전력반도체연구센터 방욱·나문경 박사팀이 광여기발광(PL, Photoluminescece) 현상을 이용해 SiC 소재 결함을 검출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8일 밝혔다.

연구원에 의하면 전력반도체는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전력산업 필수 부품이다.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첨단 소재이자 5G 이동통신망 등 디지털기반의 4차 산업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고성능 인버터에 필수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SiC는 이 반도체의 핵심인 제어 효율을 유지하는 소재다. 우수한 열적·전기적 특성을 지녀 내구성과 범용성이 좋고 효율도 뛰어나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소재특성상 소자 성능을 떨어뜨리는 내부 결정 결함(dislocation)을 파악하거나 규명하기 어려워 구동 초기부터 성능이 떨어지거나 심각한 경우 사용 중 점차 특성이 변하기도 했다.

사고에 민감한 전력계통이나 도로에서 주행 중인 전기차 SiC 전력반도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전력반도체 업계에는 성능이 우수한 SiC 개발 못지 않게 결함 검사와 사전 분석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연구원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PL 분석법은 여기된(excited) 전자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단계에서 특정한 파장의 빛을 내는 현상에 착안, SiC 소재에 자외선(UV) 에너지를 보낸 뒤 전자들이 내놓는 특정 파장을 분석해 정상여부를 판단한다. SiC는 PL 방출 효율이 낮은 간접형 반도체(Indirect bandgap semiconductor) 물질이어서 장비로 신호 검출이 어려웠지만, 광학 검사장비 전문업체인 에타맥스(대표 정현돈)와 협업해 PL손실을 줄이는 소재 결함분석 장비를 개발했다.

현재 SiC 소재 검사 장비는 일본이 세계시장 8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기술 난이도와 진입장벽이 높은 상태다. 장비도 고가여서 국내에서는 일부 웨이퍼 표본으로 성능을 검사하는 수준이다. 반면 전기연구원 개발 장비는 2개의 다른 파장을 선택해 표면과 내부 결함을 검출하는 일본 제품과 달리 단 하나의 레이저 파장만으로도 SiC 소재 파괴 없이 내부의 다양한 결함을 검사할 수 있다.

검사 정밀도(결함 검출 능력) 등 장비 성능이 일본 장비 대비 동등 이상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업체와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 라인 구축을 통해 검사 장비 가격을 대당 약 14억원인 일본 장비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문경 전기연구원 박사는 “개발 제품의 신뢰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 방법을 개발해 SiC 전력반도체의 설계-공정-평가까지 이어지는 통합 제작라인을 구축했다"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분석기법의 다양화·정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시장조사기관 IHS 마켓 등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약 7억 달러(약 78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약 100억 달러(약 11조 1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2% 성장할 전망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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