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투자 포함 2025년 양산능력 140GWh로 늘려
원통형 배터리도 진출…재생에너지 ESS도 관심 ↑

[이투뉴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그린뉴딜 시장을 겨냥해 대규모 선제 투자를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에너지전환과 전기차 확대에 발맞춰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독자 투자해 현지 배터리 양산능력 70GWh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렇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공장(5GWh)을 포함해 75GWh으로 늘어난다. 

새로운 유형의 배터리 생산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별화 된 포트콜리오를 내세워 전기차와 ESS용 파우치 배터리 외에 최근 급성장하는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원통형 배터리 대량 생산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그린뉴딜 및 친환경정책 부응을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Green Field)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글로벌 자동차사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을 타깃으로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고, 이미 다수기업과 비즈니스 확대를 논의하고 있어 한발짝 빠른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현지 ESS업체나 스타트업 전기차 기업들로부터 수주한 물량도 상당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까지 최소 두곳 이상의 현지 공장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사업 적합성 검토 및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신속하게 거쳐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70GWh의 추가 배터리 양산능력이 확보되면 직접 고용 4000명, 공장건설기간 6000여명 등 1만개 이상의 새 일자리가 창출된다. 미국 내 직접 고용인원은 기존 미시간 공장 1400명, 오하이오주 GM과의 합작법인 1100명 등 6500여명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사 동반 진출 및 현지화를 추진하는 한편 2000년부터 미국 전기차 배터리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2012년 미시간주 홀랜드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R&D부터 제품개발 및 생산,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는 차별화된 공급망을 갖춰가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현지 주요 자동차를 고객으로 둔 유일한 배터리 업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연계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미국에 건설하는 새 공장은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만 사용해 RE100에 부합한다. 이미 미시간 배터리 공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계획 공개를 통해 최적의 후보지 선정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의 배터리 공급 우려를 불식시켜 글로벌 자동차 업체 및 ESS업체들과의 현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달 5일 ITC소송 최종결정 상세 판결문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선수주 후투자 전략을 선제적 생산능력 확장 투자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배경이다. 

GM과의 합작법인 추가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에 35GWh규모의 1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두번째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부지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오하이오주 1공장과 비슷한 규모이며,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GM의 미래차 전기차 프로젝트의 안정적 배터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은 2025년까지 30여개의 글로벌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이 가운데 20여개 모델을 북미에서도 판매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들 직접 및 합작투자가 모두 완료되면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생산능력은 140GWh로 늘어나게 된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은 전기차 시장은 물론 ESS시장의 성장을 한층 가속화 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능력을 선제 확보하고 R&D부터 생산에 이르기는 현지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미국 전기차 및 ESS시장의 최대 파트너로 미국 그린뉴딜 성공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그린뉴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그린 에너지 분야에만 4년간 2조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 관용차 300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지자체 전기스쿨버스 50만대 구매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구매 인센티브 확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설치 등 시장 수요 견인 정책도 펴고 있다.

여기에 ‘Buy America’라는 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미국산이 아닌 전기차를 자국에 판매할 경우 10%의 징벌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산 전기차의 필수 조건은 배터리 셀 현지 생산이다. 최근에는 배터리와 희토류 분야 공급망 재점검에 나서 핵심 소재 수입처 다변화를 목표로 동맹국 제품으로의 대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GM메리 바라 회장은 올해 CES2021 기조연설에서 “GM의 비전을 가속화하는 것은 기술의 진보로부터 시작하고, GM에는 얼티엄 플랫폼이 있다”면서 “완전 전동화를 향한  미래로의 변화를 GM이 이끌고자 한다”고 밝혔다. 포드 역시 내연차를 전기차로 본격 전환하고,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로즈타운 모터스, 프로테라 등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한 스타트업이 선전하고 있고, 최근 텍사스주 대정전 사태로 북미지역 ESS 시장 전망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025년 75GWh 독자적인 생산능력 및 G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140GWh 이상 양산능력을 확보한 후에도 2030년까지 시장 성장률에 따라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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