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탄소중립’ ‘수소경제’가 화두다. 산업이건 언론이건 정치권까지 말이 넘쳐난다. 처음에는 다소 먼 얘기처럼 들리던 이 용어가 이젠 우리 사회를 휩쓰는 해일이 된 듯하다.

수소경제를 주축으로 한 탄소중립이라는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는 한편으로는 가스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현주소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가스가 여전히 중요 에너지원이라는 전망이지만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신(新)에너지 부문으로의 전환이 보다 빠르게 이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이기도 하다. 가스산업이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가적 과제로 추진되는 수소경제에 행보를 같이하려는 가스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사업영역만으로는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다.

수소경제 선도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한 수소 전담기관 공모에서 ‘수소 유통 전담기관’으로 선정된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적의 전문성을 발휘해 ‘한국판 그린 뉴딜’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안전 전담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도 발걸음이 바쁘다. 공사 내 전담조직을 수소안전기술원으로 확대·개편하고 수소시설 검사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등 수소 안전 부문의 선봉으로 나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포부다.

LPG공급사인 SK가스와 E1은 환경부와 협력체제를 구축해 기존에 운영하는 LPG충전소를 수소복합충전소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는 등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전국 34개 도시가스사의 구심체인 한국도시가스협회는 미래 에너지시대를 대비한 전략방향의 하나로 수소경제에 부응해 천연가스 기반 수소공급 확대방안을 강구하고, 다양한 분산전원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경영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도시가스사 한 임원의 “무엇을 하긴 해야겠는데 딱히 짚히는 게 없다”는 말에서 고심의 일면이 드러난다. 에너지전환에 속도가 더해지면서 가스산업이 어떤 형태로든 지속성장을 꾀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이 도중에 내릴 수 없는 것처럼 이젠 물러설 수 없는 형세다. 도전은 지속성장을 꾀하기 위한 최대공약수다.

채제용 기자 top27@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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