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정유업계, 화학산업으로 저변 넓혀라
[전문가기고] 정유업계, 화학산업으로 저변 넓혀라
  •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
  • 승인 2021.05.03 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

[이투뉴스]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은 그동안 소비와 생산, 유통에 영향을 미쳐왔으며 주로 환경규제 강화로 구체화됐다. 여기에 코로나19 국면에서 본격화한 기후위기에 대한 행동은 탄소중립으로 이어졌으며, 사회적·제도적 변화와 함께 새로운 산업구조로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저탄소화는 사회적 가치나 비전으로서가 아니라 경제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는 강력한 원인이 되고 있으며 기업에게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을 강조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로 구체화되고 있다.

또 EU집행부와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국경조정(CBAM, Carbon Border Adjustments)에 대해 무역과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조치들이 강구되고 있어 저탄소화가 더 이상 환경이슈에 머물지 않고 경제·통상 이슈로 확장하고 있다.

탄소국경조정(CBA)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국가간 차이를 보정하기 위한 무역제한적 조치로서, 수출주도로 경제성장해 온 한국의 주요 산업에서 국제경쟁력 뿐만 아니라 산업별 발전방향과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2015년 파리협정을 채택하면서 2030년에 BAU(Business as Usual) 대비 37%를 줄이겠다는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 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제출한 바 있다. 2019년 12월에는 절대량 방식으로 변경해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겠다는 것을 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에 반영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UN에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을 제출하면서 탄소중립(Net Zero)을 지향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올해에는 부문별 핵심정책을 마련 중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와 수소의 활용 확대 ▶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혁신적인 에너지효율 향상 ▶탈탄소 미래기술 개발 및 상용화 촉진 ▶순환경제로 지속가능한 산업혁신 촉진 ▶산림, 갯벌, 습지 등 자연·생태의 탄소흡수 기능 강화 등 5대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나아가 산업부문에서는 ▶2050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비전과 전략 수립 ▶업종별 민관협의체 구성 및 운영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 특별법 제정 ▶대규모 탄소중립 R&D사업 추진 ▶세제·금융·규제특례 등 기업지원 방안 마련 등 ‘탄소중립 5대 핵심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가동연료를 중유에서 LNG로 대체한 GS칼텍스 여수공장.
▲지난해 가동연료를 중유에서 LNG로 대체한 GS칼텍스 여수공장.

◆정유업 온실가스 3200만톤 배출…저감 어려워
정유산업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드는 산업으로서 증류, 정체, 배합을 통해 석유제품을 생산한다. 정유산업의 석유정제시설은 에너지를 다량으로 소비하는 증유, 탈황 및 분해공정이 복잡하게 결합돼 있다.

석유정제시설은 원유를 처리하는 상압증유시설과 원유로부터 생산된 각종의 중간유분을 처리하는 감압증유시설, 탈황시설 등이 있으며 중질유를 분해하는 시설, 방향족제조시설, 윤활유 및 용제 제조시설 등 다양한 공정시설로 구성된다. 따라서 정유산업은 공정설비의 복잡성과 화석원료를 사용하고 있어 특정 세부기술의 개발과 적용만으로는 획기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

국내 정유산업은 세계 5위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수출의 5%, 6위의 주력산업이다. 더욱이 정유산업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제품은 석유화학, 정밀화학, 고무 및 플라스틱 산업의 중간재로 사용돼 수송·난방 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자동차, 생활용품 등 주요 산업의 원료가 된다. 

정유산업은 2019년 32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으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에 이어 4번째이며 산업부문 배출량의 6%를 차지했다. 공정 및 원료 특성상 연소배출이 49%, 공정배출이 33%를 차지했고, 전력사용에 의한 간접배출도 17%를 점했다. 정유산업에서 온실가스는 중간재를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전환하는 고도화시설(중질유분해시설)에서 배출되는 비중이 가장 크고, 상압증유시설, 탈황 및 중질유 분해시설의 원료인 수소 제조시설, 탈황시설 등의 순으로 배출되고 있다. 여기에 정유업체가 화학산업으로 진출하면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방향족화합물 제조시설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나고 있다.

◆기술투자와 사업다각화, 정책지원 필수적
정유산업은 그동안 폐열회수 및 열통합을 통한 에너지 절감, B-C유와 같은 고탄소연료에서 LNG와 같은 저탄소연료로 대체를 통해 저탄소화를 추진했다. 또 고효율설비로의 대체 및 운전최적화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향후 에너지·산업구조의 저탄소·친환경 전환으로 인해 정유산업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화가 추진되면서 내연기관 대신 수소 및 전기차가 늘어나 수송부문의 수요가 차츰 감소하고, 석유화학에서 사용되는 나프타가 수소·바이오 등으로 대체되면서 수요구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산업의 석유제품 생산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 압력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유산업은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원료 활용을 통한 공정배출의 감소, 차세대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블루수소 생산, 이산화탄소포집 및 활용(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을 통한 친환경사업으로의 진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열분해유)을 통한 석유제품 생산 등이 해당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정유업체들의 동향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을 개별기업 혹은 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에는 기술적 불확실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투자부담이 예상된다. 따라서 탄소중립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업계의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고 친환경제품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기술적·원천기술 개발부터 상용화를 위한 규모확대 투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며, 그린 인프라(그린에너지, 그린수소, 순환자원, CCUS)의 안정적 공급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개되는 미래에 우리 정유산업이 국제경쟁력의 훼손이나 산업활동의 위축없이 새로운 경쟁우위를 강화해야 하며, 석유정제-석유화학-정밀화학-고무·플라스틱-제조업 전반으로 이어지는 산업간 연계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화학산업으로 지속성장해 나가야 한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 emjung@kiet.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27길 36 809-2호(구로동, 이스페이스)
  • 대표전화 : 02-877-4114
  • 팩스 : 02-2038-374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욱
  • 편집국장 : 채덕종
  • 편집인 : 이재욱
  • 제호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 법인명 : (주)에너지환경일보
  • 등록번호 : 서울 다 07637 / 서울 아 00215
  • 등록일 : 2006-06-14
  • 발행일 : 2006-06-14
  • 발행인 : 이재욱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2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