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 기준 제도화·자율안전관리 지원

▲한국가스안전공사 임직원들이 이동식 수소충전소 상용화를 앞두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임직원들이 이동식 수소충전소 상용화를 앞두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투뉴스] 지난해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상쇄량이 같아져 최종 배출량이 '0'되는 상태를 말한다. '넷제로(Net-zero)' 또는 '탄소제로(Carbon Zero)로도 불린다. 대통령의 넷제로 선언은 기존 목표를 앞당긴 것으로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이루겠다는 국가적 선언이다.

정부가 구체적 탄소중립 시한 목표를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미 세계 120여개국이 넷제로를 선언한 바 있다. 유럽연합이 가장 적극적이며,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중국이 지난해 9월 시진핑 주석의 UN 총회 연설을 통해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데 이어 일본이 지난해 10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도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으로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전환이 이뤄져야 하며, 그에 따른 액션플랜이 수소에 기반한 경제구조인 수소경제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그린수소’에 558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며, 독일은 100억 달러 수소전략을 수립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원금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액션플랜을 구체화시켰다. 캐나다는 2050년까지 1차 에너지 수요의 27%를 수소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호주는 2030년까지 아시아 시장의 최대 수소 수출국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녹색성장전략을 수립한 일본은 수소국가 전략을 채택한 세계 첫 번째 나라일 만큼 수소경제 달성에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화석연료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고갈 가능성이 적고,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를 에너지 자립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생산 및 자동차, 인프라 구축 등 수소와 관련된 산업과 기술력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한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산업 육성의 신호탄을 쏜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을 제정하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수소안전 일원화 창구로서의 역할 강화

수소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경험, 노하우, 네트워크를 갖춘 가스분야 공공기관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수소 에너지 전환기의 초입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민간의 참여폭을 넓힐 수 있도록 위험을 분담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시장과 기업의 사업 참여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투자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임해종)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경제 선도를 위해 진행한 수소 전담기관 공모에서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 선정돼 안전부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수소안전전담기관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기존 수소안전센터를 수소안전기술원으로 개편해 수소안전 일원화 창구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수소충전소 안전성 향상을 꾀하기 위한 점검장비 무상대여사업을 통해 수소충전소에 지원된 장비가 사용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수소충전소 안전성 향상을 꾀하기 위한 점검장비 무상대여사업을 통해 수소충전소에 지원된 장비가 사용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수소 자체는 산업계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온 가스이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아직까지 생소한 에너지원으로 수소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따라서 가스안전공사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소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수소충전소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기준을 제도화하고 수소충전소 사업자의 자율안전관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안전과 관련한 인프라도 구축해 올바른 수소안전문화 확산, 수소상용차 안전 확보 등에 기여한다는 의지다.

현재 전국적으로 83기의 수소충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충전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 시공단계의 위험요인을 발굴해내는 위험성평가를, 시공 이후 운영단계에 적용하는 정밀안전진단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제도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충전소의 원활한 안전점검을 지원하기 위해 고성능 점검장비 4종 각 180점, 총 720점을 무상으로 임대·지원하고 있다. 점검장비는 수소검지기, 접지저항측정기, 열화상측정기, 표준가스분사장치 등 4종이다. 수소충전사업자가 점검장비 임대를 희망할 경우 약 800만원 상당의 4종 점검장비를 지원받게 되며, 임대 기간은 최대 4년까지 가능하다. 이 같은 점검장비 지원사업을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자의 운영비용, 안전관리비용 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자율적 안전관리 체계 확립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품질검사비 지원 및 실시간 모니터링 운영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충전소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2월 22일부터 2022년까지 수소 품질검사 비용의 50%를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수소 품질검사 제도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제18조의3에 따라 실시되는 법정검사로 저품질의 가스사용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법에 따라 분기별 1회 검사 받아야하며, 1회 수수료는 부가세 포함 약 105만원이다.

이 사업을 통해 수소충전소 1개소당 연간 210여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수수료 지원을 통해 초기 투자비용, 운영비용, 안전관리비용 등에 대한 수소충전사업자의 부담을 완화시키고 자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큰 효과도 거둘 수도 있다는 게 공사 측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수소충전소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운영한다. 충전소의 충전압력 변화, 수소누출 등에 대한 충전사업자의 자체점검과 함께 가스안전공사도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이중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되는 수소충전소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발생할 때 골든타임을 확보해 빠르게 대응해 피해확산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가스안전공사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해 수소충전소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수소에너지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을 한층 더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소 가스안전 체험교육관 건립 추진
국민에게 수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수소 가스안전 체험교육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9월 충북도청, 음성군과 체험교육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체험교육관은 2022년 12월 충북 혁신도시 인근 부지에 개관될 예정이다. 대지면적 1만698㎡, 연면적 2475㎡,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되는 체험교육관 건립에는 총 사업비 153억원이 투입된다.

체험교육관은 수소안전 홍보관, 가스안전 체험관, 수소안전 전문인력 교육관으로 구성돼 수소에너지 및 가스안전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전문가 육성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에너지, 가스안전에 대한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수소버스·충전소 시험평가센터 2023년 가동
정부의 수소상용차 확대 보급계획에 따라 대용량 내압용기의 안정성을 평가함과 동시에 수소상용차의 부품은 물론 충전소 부품에 대한 성능시험을 평가할 수 있는 수소버스·충전소 시험평가센터 구축도 준비 중이다.

충북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 성본 산업단지 내 G10구역에 대지면적 2만㎡, 건축 연면적 3205㎡ 규모로 조성되는 시험평가센터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2월 4일 충청북도, 음성군과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르면 수소버스·충전소 시험평가센터 건립에는 인건비 등으로 사용될 국비 102억7000만원과 토지비, 건축비를 포함해 총 191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수소가스시험동 및 연구동 등도 함께 건립되는 수소버스·충전소 시험평가센터는 버스와 같은 대형 수소연료 상용차를 보급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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