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중국인들이 미얀마 국경을 넘어 접경지역인 북부 카친주(州)의 팡와 및 칩위에서 불법적으로 희토류를 채굴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미얀마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급격히 유입되고 있으며, 쿠데타 전에는 하루에 트럭 한 대만 오갔을 뿐이지만 이제는 15대가 검사없이 드나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 트럭에는 희토류를 추출하기 위한 황산암모늄 포대가 가득 실려있다고 전했다. 선출된 민주정부의 통제가 사라지자, 쿠테타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받는 중국의 불법채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 최대의 희토류 수입국이다. 지난해 기준 미얀마의 희토류 수출은 3만5500톤으로 전체수출의 74%를 차지했다. 미얀마에서 생산된 희토류는 정제와 가공을 위해 중국으로 수출된 후 전 세계에 판매된다. 특히 미얀마의 중(重)희토류는 희소성이 크고 항공·군사·국방 등 첨단산업에 쓰인다.

이처럼 중국이 미얀마산(産) 희토류를 대거 수입하게 된 것은 2016년부터다. 당시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를 담당했지만 미국과 호주가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고 환경보호가 필요하다는 국내여론이 강해지면서 희토류 생산을 점차 줄였다. 중국 광업회사들은 중국 내 불법광업 단속이 심해지자 희토류를 채굴하기 위해 너도나도 미얀마로 이전했다.

그 결과 현재 미얀마 팡와, 칩위 지역에는 희토류 광산이 100개 가량이 있으며, 또다른 접경지인 잠나우에도 쿠데타 직후 10개의 신규광산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인해 인근 강은 광산폐기물로 붉게 변했다.

이처럼 희토류를 무기로 삼았던 중국이 희토류 개발을 축소하고 있음에도, 국내 광업계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희토류를 개발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온다. 결국 관건은 환경비용이다. 우리나라에서 희토류를 직접 개발하더라도 그 편익이 환경비용을 뛰어넘지 못하면 허망한 자립이 될 뿐이다.

희토류 개발 이슈에 부화뇌동하기보다는 최근 울산대가 순철로 네오디뮴(Nd) 영구자석을 대체하는 연구를 시작했듯이, 신기술에 투자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보면 수지가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희토류자립 신화가 환경이슈를 간과하고, 북한매장 희토류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리면서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말은 이제 중국에서도 통하지 않는 문장이 됐다. 새 시대를 대변할 새 문장이 필요한 때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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