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신 전력 사용…에너지 전환손실 커

고유가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올랐지만 우리나라의 1/4분기 총에너지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5.5% 증가했다.

  
특히 유가는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이 동결되자 석유제품 대신 전력 사용을 늘리면서 에너지 전환손실이 커지고 있다.


6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총에너지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월 5.2%, 2월 8.8%, 3월 2.8% 등으로 1분기 전체는 5.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5.7%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1분기 기온이 작년보다 낮아 난방용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원별로는 전력소비가 크게 늘면서 발전용 연료로 사용되는 천연가스(LNG)와 유연탄이 각각 24.7%, 11.3%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1~5월 휘발유 소비는 작년 동기에 비해 1.2% 증가했다. 이는 차량대수 증가와 승용차 대형화, 유사 휘발유 단속 강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에너지 제품 간 상대가격이 크게 바뀌면서 에너지원 간 대체와 소비용도의 전용 현상이 두드러졌다.

  
연구원은 1분기 전력 소비가 작년동기 대비 9.4%나 증가한 것은 난방에 석유제품 대신 전기를 쓰는 등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원간 대체의 영향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1~4월 경유 소비는 2.9% 줄었지만 등유 소비는 11.0% 늘어난 것은 경유 대신 등유를 불법 전용한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3, 4월 실내등유의 감소율을 적용할 경우 보일러 등유가 수송용으로 전용된 물량은 월 15만~2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에너지원간 상대가격 변화에 따른 전력소비 급증은 전환손실의 증가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유발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즉 전기 등 최종 수요부문에서 소비하는 2차 에너지 100을 얻기 위해 석유제품 등 130의 1차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30만큼 에너지가 전환하는 부문에서 손실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 측은 "현재 전력수급 구조를 고려할 때 원자력 등 기저발전 설비의 부족으로 전력수요 증가는 결국 천연가스 수요를 크게 늘리고 이는 에너지 수급안정 측면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전력과 같은 2차 에너지 소비 증가를 가능한 억제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은 "LNG나 전기 사용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며 "에너지 손실이 많은 2차 에너지 쪽에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가격구조가 왜곡됐기 때문으로 에너지 절약 대책과 함께 가격구조의 정상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에너지원 간 상대가격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대체 현상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