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차종례의 전시 ‘차종례 개인전: 드러내기 드러나기’가 지난 5월 25일(화)부터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오 스퀘어(Gallery O Square)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2019년 이후 오랜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개인전으로 미술 애호가와 관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나무를 재료로 작업하는 차종례 작가는 매일 10cm 내외의 나무조각을 깎고 다듬는다. 단단하지만 따뜻한 물성을 지닌 나무를 다듬고 붙이며 공을 들이는 작업 방식은 ‘노동’과 ‘시간’이라는 키워드로 정립된다. 노동의 과정을 통해 거칠었던 나무는 자연의 에너지를 내포한 서정적 패턴이 되고 켜켜이 쌓인 나무 조각들은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 동적인 형태가 되어 관객과 조우한다.

차종례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원뿔, 원형, 물결 형태를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각각의 형태는 상승, 운동, 확산을 상징하며 이 형태들은 작가의 손길을 거쳐 숨을 쉬는 듯한 생명력을 가진 채 작품 속에서 생동한다. 등고선을 닮아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곡선은 자연 에너지의 연속성을 서정적 패턴으로 형상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깎고 다듬어 켜켜이 붙인 나무로 노동의 시간을 쌓아가는 작가의 ‘드러내기 드러나기’ 연작 십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신작에서 찾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곡선은 부드러운 천을 펼쳐놓은 듯 하다. 보자기의 주름 같기도 하고 등고선 같기도 한 부드러운 물결들은 독특한 리듬감과 율동감을 가지고 생동감 있게 퍼져나간다. 이번 전시는 30여년의 세월 동안 나무 작업의 현재와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 오 스퀘어 관계자는 “차종례 작가의 작품은 조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가진다. 전시 제목인 ‘드러내기 드러나기’는 작가의 의도와 감상자의 상상력을 능동태와 수동태의 이중 구조로 표현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은 자연일 수도 우주일 수도 혹은 감상자의 단순 복잡한 심상일 수도 있다. 관객이 작품과 대면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7월 24일(토)까지 갤러리 오 스퀘어에서 열리는 <차종례개인전: 드러내기 드러나기>의 전시 관람은 무료이고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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