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넘어서, 주요 손보사에 석탄발전 보험 중단 촉구

[이투뉴스] 시민사회단체들의 신규 석탄화력 '돈줄 죄기'가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에서 보험업계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석탄을 넘어서'는 7일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에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운영 관련 보험제공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석탄발전사업에 직접 자금을 대는 투자 뿐만 아니라 건설보험이나 재산보험을 제공하는 것도 석탄금융에 해당하므로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각 보험사들의 회신 내용은 이달 21일 '석탄을 넘어서'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지난해 발간한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금융기관이 제공한 전체 석탄금융의 3분의 1가량이 보험 형태이며 아직 이를 제한하는 움직임은 없다. 

작년 11월 삼성화재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보험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 유일하지만 해당사 역시 이미 국내 신규 민자석탄화력 3개 사업에 건설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집계한 한전 자회사 석탄화력 운영보험 기준 보험사별 보험제공액은 삼성화재 15조390억원, DB손보 11조 9750억원, 현대해상 10조6330억원, KB손보 6조8277억원, 메리츠화재 4조7713억원, 한화손보 3조6832억원, 농협손보 2조375억원, 롯데손보 1조4903억원 등이다.

반면 글로벌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 일환으로 석탄화력 보험제공을 꺼리고 있다. 알리안츠, 악사, 로이드 등 26개 초대형 보험사들은 이미 석탄사업 보험 제공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한 상태다.

팽원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면 보험사의 손해보험금 지급규모도 증가하므로 재무적 위험이 커진다"며 "금융기관 중에서도 보험업이 탈석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석탄화력사업을 바라보는 국내 금융권의 시각은 점차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18일 삼척블루파워, 고성그린파워, 강릉에코파워 등 3개 민간석탄발전사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2일에는 한국신용평가가 삼척블루파워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 2월 주요 30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같은 캠페인을 전개해 조사대상 운용사의 88.6%로부터 '삼척블루파워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주요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삼척블루파워 사채 발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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