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00% 인수계약 체결…중장기 신성장 사업모델 추구
지자체·정치권·시민단체 “투기자본” 반발…인식 전환은 숙제

[이투뉴스]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가 새 주인을 맞았다. GS에너지에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로, 이번에 다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로 지분 보유가 바뀐 것이다.

하지만 공급권역의 지자체와 시의회가 공식적으로 성명서를 내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시민단체가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저지에 나서면서 불거진 거센 후폭풍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숙제는 여전하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는 15일 MKIF가 출자해 설립한 법인을 통해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인수 규모는 7980억원으로, 7월 안으로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 지어질 예정이다. 그동안 도시가스사 매각 사례 가운데 최고가로, 2018년 12월 해양에너지의 GS에너지 지분 100%를 4899억원에 인수한 글랜우드PE는 2년여만에 2000억원 가까운 투자차액을 거두게 된다.

해양에너지는 1982년에 설립된 도시가스 소매사업자로, 현재 광주광역시와 나주시, 화순군 등 전남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5199억원, 영업이익 224억원, 당기순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서라벌도시가스는 2000년 설립돼 경북 경주시와 영천시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223억원, 영업이익 71억원, 당기순이익 59억원을 달성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은 인수하는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를 경영하면서 기존 가정용 도시가스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부합하는 산업용 천연가스 공급에 비중을 둘 방침이다.

이들 2개 도시가스사 운영을 통해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해 미공급지역 주민들에게 편리성과 안전성, 경제성을 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양에너지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광주광역시는 99.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보급률을 보이지만 전남지역은 약 33%에 불과하며, 서라벌도시가스의 경북도 내 공급권역 보급률도 약 71% 수준에 그쳐 지역주민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도시가스 보급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기자본이라는 우려에 대해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은 중장기 측면에서 도시가스산업이 신성장 사업모델로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양사의 산업용 천연가스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정부가 이미 산업, 수송,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低)탄소 연료의 사용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에너지인 수소연료전지를 발전용 및 가정·건물용으로 2018년 0.3GW에서 2040년 17.1GW까지 보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수립한 것도 판단에 힘을 더했다. 양사의 산업용 천연가스 공급 확대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도 부합하는 것은 물론 해당지역의 고용 확대 등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일반적인 사모펀드와 달리 2002년 설립된 MKIF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국내의 대표적 상장펀드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펀드 내 다른 민자사업 프로젝트와 달리 도시가스 사업은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투자자 기대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맥쿼리한국인프라펀드는 2002년 12월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인프라펀드를 설립하고 2006년 3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다. 국내투자자 비중이 85%, 투자자 수 8만여명이며, 시가총액 4조6000억원으로 국내 대표적인 상장인프라펀드라는 평가다. 일반펀드와는 달리 별도의 펀드 만기를 두지 않은 상장펀드로 장기투자를 목표로 하며, 2002년 펀드가 설립된 이후 투자한 대부분 프로젝트를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맥쿼리그룹의 자산운용부문이다. 인프라 및 재생에너지, 부동산, 농업, 운송금융, 개인신용, 주식, 채권, 멀티애셋 솔루션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클래스의 투자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통합자산운용사이다. 지난해 말 기준 470조6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서범식 맥쿼리자산운용 대표는 “도시가스사업은 장기적,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MKIF운용 전략에 부합한다”고 설명하고 “기존 도시가스 공급 이외에 산업용가스 공급과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의 공급 확대를 통해 고객과 투자기업 임직원,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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