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만 알몬티대한중석 사장
“2026년까지 전 세계 텅스텐 10% 책임지겠다”
광업인재 양성·지역사회 투자 등 ‘큰 그림’ 그려

▲이종만 알몬티대한중석 사장.
▲이종만 알몬티대한중석 사장.

[이투뉴스]  “상동광산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큰 텅스텐 광산이 될 것이다.”

최근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텅스텐 광산 착공식을 끝낸 알몬티대한중석의 이종만 사장은 호언장담했다. 텅스텐은 단단하고 밀도가 높아 고강도가 필요한 합금에 사용돼 왔다. 녹는 점이 매우 높아 포탄의 탄피, 수류탄, 항공우주공학, 자동차산업, 방사선 보호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한국에는 최소 970만톤의 텅스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로 1950~1970년대 전국을 먹여살렸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채굴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1980년대 중국의 텅스텐 덤핑공세에 밀려 상동광산과 이를 운영하던 대한중석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전략자원에 대한 수출을 줄이면서 상동광산이 재가동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의 텅스텐업체인 알몬티가 대한중석을 인수해 ‘알몬티대한중석’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종만 알몬티대한중석 사장은 “상동광산의 생산량은 향후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10%를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매장량을 생각하면 적어도 60년은 채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 텅스텐 생산량 1위인 중국은 연 6만4000톤의 텅스텐을 생산하고 있다. 그 뒤를 러시아 3537톤, 캐나다 2194톤. 볼리비아 1247톤이 잇는다. 5000톤의 텅스텐 생산은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

그는 “최근 미국에 상장된 알몬티 주가가 40%나 올랐다”며 “텅스텐, 티타늄, 희토류 등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동광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물론 텅스텐 가격이 떨어진다고 상동광산이 다시 폐광되는 일은 없다”며 “알몬티는 향후 15년 동안 상동광산에서 생산하는 텅스텐의 판매계약을 끝마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알몬티대한중석은 상동에 채광한 광석을 선광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5월 토목공사를 시작했고, 2023년 완공이 목표다.

이 사장은 “2023년 텅스텐 채굴을 시작하면 채굴량은 2500톤, 3년 뒤에는 5000톤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매출 역시 첫해 6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향후 전망을 밝혔다. 5000톤은 미국이 1년에 사용하는 텅스텐의 30%, 세계 전체의 텅스텐 사용량 기준으로는 10%에 달한다.

상동광산의 채광·선광 작업은 전자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광업 자동화시스템을 완성하면 이 플랫폼을 해외로 수출해 부가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남아 등지에는 우리나라 통신회사인 KT 통신망이 깔린 곳이 많아 충분히 가능한 구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쉬운 점을 들라면 국내규제 때문에 자동화가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통신사 LTE망을 광산 내로 끌고갈 수 있다면 광산 내부의 모든 일을 자동화할 수 있는데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고 아쉬운 감정을 표시했다.

◆광업도 ESG경영하는 시대
이 사장은 “광업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환경에 대해 묻곤 한다”고 입을 뗐다. 그에 따르면 과거 한국 광업계는 환경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채광하는 과정에서 지중 중금속이 유출되거나 선광 시 토양이 오염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더라도 산업화 과정에서 유야무야 넘어갔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현재 알몬티는 ESG경영을 강조하는 독일은행 등과 연결된 만큼 환경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회사와 지질자원연구원이 3년 동안 협업으로 만들어낸 최신 시약을 이용하는 등 알몬티대한중석에서 환경문제는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채굴로 나온 광미(광물찌꺼기)처리 문제는 광미와 콘크리트를 섞어 공동에 재충전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 방법을 이용하면 채워넣은 광미·콘크리트 혼합물이 지지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싱크홀도 예방된다”고 설명했다.

▲알몬티 직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상동광산에서 채광한 암석을 나르고 있다.
▲알몬티 직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상동광산에서 채광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대한중석’은 최고의 이름, 사명에서 뺄 수 없어
세계 굴지의 텅스텐 회사인 알몬티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굳이 ‘대한중석’이라는 상호를 남겨둔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사장은 “실제로 사명을 알몬티대한중석으로 결정하자 ‘대한은 빼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반대 의견이 나온 적 있다”며 “그건 대한중석이라는 이름이 가진 네임밸류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중석은 포스코의 모기업으로, 박태준 전 국무총리도 대한중석에서 사장을 지낸 공을 인정 받아 포항제철 초대사장 자리에 앉았을 정도로 유서 깊은 회사”라며 “국내 광업계에서는 최고의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또 “이 이름은 일종의 심볼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텅스텐 시장에 알몬티가 있다면 한국에는 대한중석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이 회사운영에서 특히 신경쓰는 부분은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다. 알몬티대한중석은 최근 서울대와 산학협력을 통한 광업인재 양성을 시작했다.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인적·물적자원을 이용해 대학생 전문인력 양성, 현장실습 등을 실시하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70년대 광업으로 전성기를 누릴 당시 영월 상동의 인구는 4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현재는 40분의 1로 감소해 1000명 남짓한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규모는 100분의 1 이하로 줄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1700명이던 초등학생도 이제는 20명 정도만 남았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상동 주민들은 상동광산의 빠른 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재 상동광산에 상주하는 우리 직원은 17명에 불과하지만 연말 30명, 내년 190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라며 “직원가족까지 상동으로 온다면 400명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동주민이 40% 늘어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여기에 하청업체 직원들도 합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며 “물론 4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이렇게 주민이 늘어나면 장도 들어서는 등 경제활동도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종만 사장은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해군으로 20년 동안 괌, 몬트레일, 일본, 스페인 등에서 근무한 미군 장교 출신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해군무관으로 일했던 경험과 롤스로이스 아시아지사에서 쌓은 인연 등을 바탕으로 알몬티대한중석 사장이 됐다는 전언이다. 그는 “이제 새로운 역할을 맡기보다는 알몬티대한중석 사장으로 충실히 보내고 싶다”며 “100년 역사를 가진 장수기업인 알몬티에 걸맞는 큰 그림을 상동광산에서 그리고 싶다”고 웃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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