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미래 어두워…" 서명운동 보름만에 1600명 싸인

[이투뉴스]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는 석유대리점·주유소 사업자 서명운동이 보름만에 1600명을 넘어서는 등 석유유통업자의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국석유유통협회(회장 김정훈)와 한국주유소협회(회장 유기준)는 1일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국회 정무위원장 앞으로 카드수수료를 현행 1.5%에서 1.0%로 인하할 것을 요구하는 사업자 연명부와 탄원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명부에는 석유대리점·주유소 사업자 1662명의 이름이 담겼다. 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전국 500개 대리점과 1만1000여개 주유소는 알뜰주유소를 통한 공공기관의 석유유통시장 개입 등 불공정·과당경쟁,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른 석유 소비감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등 삼중고 속에서도 정부의 기름값 안정시책에 협조하며 석유유통시장을 묵묵히 지켜왔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정부 수송에너지 전환정책의 영향으로 2040년 주유소 업계는 현재 대비 32%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석유유통업계의 현실은 암울하다. 또 전체 주유소 1만1000개소 중 74%에 해당하는 8500개소가 퇴출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석유유통협회와 주유소협회는 탄원서를 통해 “주유소 경영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라고 주장했다. 주유소의 카드수수료율은 1.5%로 명목상으로는 높지 않지만 영업이익률이 전체 도매업종 중 가장 낮은 1.8%에 불과한데다,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의 60%에 육박하는 유류세분 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대신 납부해 실제로는 3% 중·후반대의 수수료를 부담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시장거래질서 확립 및 금융선진화 정책에 협조하고 국민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해왔다”며 “그 결과 1980년대 5%에 불과했던 주유소 신용카드 사용률은 최근 95%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주유소업계의 1건당 결제금액은 평균 6만원 이상으로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따라서 신용카드 수수료 원가도 그만큼 낮아져야 하는데 카드사들은 인하 움직임도 보이지 않으면서 원가공개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책정한 수수료율 1.5%를 1983년부터 현재까지 38년간 고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2012년부터 적정 카드수수료율을 책정하기 위해 개편방안을 마련해왔으나 편의점·제과점·약국 등 일부 소상공인에게만 혜택을 부여했다”며 “주유소가 카드수수료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두 협회는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현행 1.5%에서 1.0%로 인하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개편방안 마련 시 석유유통업종 신용카드사 적격비용 재산정 ▶양 협회와 카드사의 수수료율 협상 조치를 요구했다.

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석유유통업종의 국민경제 기여도와 최근의 경영여건 악화, 국가 귀속 유류세분까지 부담하는 업종 특성,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 성공을 위한 기반조성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석유유통협회와 주유소협회는 이달 말까지 전국 주유소사업자 1만명이 참가하는 2차 서명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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