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8~50원/㎏ 인상…8월 CP도 큰 폭 인상 전망 먹구름
평균 CP 5월 60달러↓→ 6월 42.5달러↑→ 7월 92.5달러↑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국제 LPG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LPG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국제 LPG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LPG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이투뉴스] 지난 4월과 5월 두달 연속 동결에 이어 6월에 kg당 40원 인하돼 안정세를 유지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았던 국내 LPG가격 전선에 때 아닌 한파가 닥쳤다. 7월 국내 LPG가격이 ㎏당 48~50원 인상됐다.

국제정세 변화로 인한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국제 LPG가격(CP)이 급등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이어진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가 줄어 대응책을 고민하는 LPG업계로서는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무관하게 이달 말 결정되는 8월 CP도 상승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면서 LPG시장 기상도는 더욱 나빠지는 분위기다. 국내 LPG가격 조정에 또 다른 요인인 환율도 심상치 않은데다 해상운임 또한 요동치면서 악재가 더해지는 실정이다.

국내 LPG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운송비용, 보험료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 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SK가스는 7월 1일부터 주요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5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966.36원에서 1016.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066.36원에서 1116.3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357.96원에서 1407.96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은 7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당 48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966.8원에서 1014.8원, 산업용 프로판은 973.4원에서 1021.4원으로 조정됐다. 또 수송용 부탄은 ㎏당 1358.96원에서 1406.96원, 리터로는 793.63원에서 821.66원으로 올려 공급된다.

그나마 이런 수준의 가격인상은 6월 국내 LPG가격을 조정하면서 인하요인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가격 전략이 효과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월 국내 LPG가격에 적용될 CP가 프로판은 530달러, 부탄은 525달러로 각각 35달러, 50달러 올랐기 때문이다. 미반영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인하요인을 모두 적용해 가격을 내리게 되면 7월에는 다시 중폭 수준의 가격인상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부분반영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난 더 큰 폭의 CP 인상이 이뤄지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 여전한 국면이다. 8월 국내 LPG가격 조정에 가장 큰 요인인 CP가 톤당 평균 92.5달러 인상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는 국내 LPG수입사인 SK가스와 E1에 7월 국제 LPG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톤당 620달러로 통보했다. 프로판은 전월대비 톤당 90달러, 부탄은 95달러 올라 평균 92.5달러 오른 수준이다.

이처럼 CP가 급등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재개와 원격근무 등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당분간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데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정책과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 원유 생산이 위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알래스카 원유 시추를 중단시키고, 금융계가 기업 투자 시 ESG 요소를 적극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도 셰일업계는 투자를 받지 못해 셰일가스 생산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앞으로도 국제 LPG가격의 상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7월 CP 만으로도 8월 국내 LPG가격은 ㎏당 10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여기에 최근 세계경기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면서 물동량이 늘어나 선박운임이 치솟고 있으며, 환율도 하향안정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096원, 2월 1095원, 3월 1108원대에서 1120원대로 올라선 뒤 4월 1129원, 5월 1123원에 이어 7월 1121원으로 횡보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변수는 상존한다.

결과적으로 CP와 운임 등을 감안할 때 ㎏당 10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8월 국내 LPG가격은 이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통보될 CP 수준과 함께 LPG수입사가 감소세인 LPG수요에 대한 대응책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에 따라 인상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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