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분리막·폐배터리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탈·저탄소전략 수립…2050년 이전 전 계열사 넷제로 달성

▲김준 SK이노 총괄사장이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탄소 중심인 회사를 그린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준 SK이노 총괄사장이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탄소 중심인 회사를 그린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투뉴스] SK이노베이션이 회사의 정체성을 기존의 석유, 석유화학 등 탄소 중심에서 배터리를 위시한 그린(green)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성장전략과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SK이노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는 2017년 혁신방향 제시와 2019년 혁신 실행전략 발표를 잇는 세 번째다.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벌친환경산업인 배터리사업 역량에 기반한 그린사업을 성장축으로 미래전략을 만들어가겠다는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SK이노는 핵심전략을 ▶배터리 중심의 분리막, 폐배터리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제로(Net Zero) 조기달성이라는 3가지로 요약했다.

◆배터리 생산규모 확대 및 신규사업 집중 육성
SK이노는 이 자리에서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TWh(테라와트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동안 배터리를 1TWh 이상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2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발표에 따라 3개사로 늘어난 것이다. 1TWh는 SK이노가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2017년 5월 수주량 60GWh의 17배로, 한화로 환산할 경우 130조원 이상이다. 현재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동섭 SK배터리사업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SK이노는 배터리 생산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지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 배터리사업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까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배터리 핵심소재인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의 자회사 상장을 계기로 현 14억㎡인 LiBS 생산규모를 2023년 21억㎡로 키운 뒤 전기차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현재의 3배인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은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캔다’는 목표 아래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산화리튬 회수기술을 자체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신규사업으로는 배터리 생애주기를 연구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이 있다.

▲플라스틱 리사이클, 탄소중립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혁신을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플라스틱 리사이클, 탄소중립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혁신을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그린성장에 집중 투자…친환경 자산 비중 40%p 늘린다
나경목 SK종합화학 사장은 “SK이노의 그린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의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모델을 도입해 리사이클 기반 화학사업 회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나 사장은 그동안 자체개발한 기술과 글로벌 M&A 등으로 확보한 역량을 기반으로 2027년 기준 ▶생산 플라스틱 100%(연 250만톤) 재활용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 제품비중 100% 달성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석유사업은 원유정제, 트레이딩 및 석유개발(E&P) 영역 등에서 탄소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운영체질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전 사업장을 저·탈 탄소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휘발유·경유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증대, 탄소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을 동시에 추진한다. 또 석유사업이 보유한 주유소와 고객을 전환해 친환경 전기와 수소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 친환경차 대상 구독모델 등도 도입한다.

SK이노는 2050년 이전에 온실가스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ESG경영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핵심전략이라는 설명이다. SK이노는 아시아 기업 최초로 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단순히 석유화학사업 매각이 아닌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한 넷제로 조기달성을 지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탄소감축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안도 공개했다. 개선안의 핵심은 이사회에 CEO 평가·보상·승계 등 의사결정권을 주고, ESG 리스크 사전검토를 포함한 이사회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준 SK이노 사장은 “이제는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지난 5년간 투자한 금액의 2배가 넘는 30조원을 2025년까지 집중투자할 방침이며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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