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가격 활용한 공격적 저가정책으로 점유율↑
5년새 판매량 22% 증가 "일반주유소와 상생해야"

[이투뉴스] 과거 고속도로주유소는 기름값이 비싸기로 악명이 높았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은 기름 넣을 곳이 없어 독점적인 지위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도로공사가 고속도로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바꾸면서 꾸준하게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변화가 시작됐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일반주유소들이 시름을 앓을 때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알뜰주유소(ex알뜰) 휘발유·경유 판매가 5년만에 21.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내 주유소의 석유제품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ex알뜰은 증가했다. 주유소업계는 이같은 현상이 낮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ex알뜰이 공격적인 저가정책을 펼치면서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알뜰의 석유제품 판매량은 지난 수년간 증가하고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ex알뜰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2016년은 1229만9644배럴, 2017년은 1318만1564배럴, 2018년은 1357만1215배럴, 2019년은 1417만8679배럴, 지난해는 1493만9398배럴을 기록해 5년만에 21.5%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ex알뜰의 석유제품 판매량 증가는 이례적이다. 특히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가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2016년은 2억4549만배럴, 2017년은 2억4848만배럴, 2018년은 2억4672만배럴, 2019년은 2억5454만배럴로 4년 동안 3.7% 증가했으나 지난해는 코로나19 특수로 2억4470만배럴을 기록, 되려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2일 기준 전국 주유소 1만1234개소 중 1.9%(210개소)에 불과한 ex알뜰이 휘발유·경유 판매량 6.1%를 차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는 감소했음에도 ex알뜰 판매량은 증가한 점을 두고 “공격적인 저가정책과 소비자의 인식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고속도로주유소가 석유제품을 비싸게 판매한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알뜰주유소 특유의 낮은 공급가격을 무기로 저가정책을 고수하면서 홍보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도로공사가 ex알뜰을 평가하면서 사실상 주유소 운영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인 ex알뜰 사업자가 석유제품 가격을 제한당할 수 밖에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는 “ex알뜰은 2019년부터 석유저장탱크 증설을 지원하는 등 저가정책을 유지하고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를 내비쳐왔다”며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에 부응한다는 점에서는 칭찬 받을만 하지만 일반주유소들이 석유소비 감소로 경영난을 겪는 만큼 상생할 수 있도록 정책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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